프로야구 전력 판도변화에 가장 큰 변수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마침내 문을 열었지만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올 스토브리그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양준혁(LG)과 김원형(SK), 전준호(현대), 김민재(롯데) 등 4명은 FA 공시 신청 마감일인 9일 오전 한국야구위원회(KBO)에 FA선수로 등록했다.

이날 FA를 신청한 양준혁과 김원형, 전준호, 김민재는 어느 팀으로 이적하더라도 전력의 핵심으로 활약이 기대되는 국내 프로야구의 정상급 선수들.

9년 연속 3할타를 기록한 양준혁은 설명이 필요없는 최정상급 타자고 김원형은 심각한 `타고 투저"의 불균형속에 10승대 투수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전준호는 30대 중반으로 접어드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고의 1번타자로 위용을 떨치고 있고 28살로 팔팔한 김민재는 유격수로서 희소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FA 거품론"이 대두되면서 예년과 달리 FA 선수를 붙잡으려는 구단들의 움직임이 전혀 드러나지 않고 있다.

FA 시행 첫 해였던 99년 김동수와 이강철이 8억원에 삼성으로 이적했고 지난 해에는 김기태와 홍현우가 파격적인 18억원에 각각 삼성, LG와 4년 계약을 맺었으나 이들 모두 부진한 성적으로 실망시켰다.

더구나 최근에는 8개 구단사이에 지나친 경쟁으로 `제 살 깎는 몸값 올리기"를 자제하자는 공감대마저 형성된 상황이다.

이같은 현실속에서 타 팀으로 이적할 경우 올 해 연봉의 4.5배를 지급해야 하는 이적료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 해 연봉이 2억7천만원인 양준혁을 영입하는 구단은 LG에 보상금만 12억1천500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등 총 30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을 투자해야만 한다.

때문에 양준혁 등 FA 신청선수들은 이적료가 필요없는 원 소속팀과 다년계약을 추진하면서 기존 구단에 대부분 안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FA 자격을 갖춘 김인호(현대), 이광우, 최훈재(이상 두산), 최창호(LG),이호성(기아), 김호, 김태형(이상 두산), 김기덕, 최태원(이상 SK), 한용덕(한화),이명수(현대), 김경기(SK), 김응국(롯데) 등 13명은 FA 신청을 내년으로 유보하거나 은퇴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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