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문화결산] <하>-문화이주·원도심 살리기 '신드롬'

▲ 올해 문화계는 문화이주·원도심에 대한 관심이 높아 문화가 곧 경쟁력이라는 공식이 입증됐다. 사진은 제주원도심옛길탐험 중 고한봉씨가 근현대건축물인 자택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낭만문화이주 절정…국내·외 예술인 몰려
도내 원도심 활기…풍성한 축제 도민 발길
지속성장 가능한 '문화대안도시' 유지해야
 
올해들어 가장 주목받은 문화계 화두는 문화이주와 원도심이었다.
 
몇 해부터 시작된 예술가들의 '낭만문화이주'는 올해들어 절정을 맞았다. 
 
질 높은 삶을 꿈꾸며 이주를 결심한 '육지' 예술인들이 속속 제주로 몰려들었다.
 
문화 이주민들이 터를 잡은 곳은 제주시내 보다는 서귀포시와 애월, 조천, 성산 등의 '시외'가 많았다.
 
개인 작업실을 비롯해 갤러리·카페 등을 열고, 각양각색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 
 
게다가 작가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 수많은 국내·외 예술인들이 제주를 방문하는 일들이 흔해졌다.
 
문화 이주민들의 활동은 작은 장터인 플리마켓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며 크고 작은 축제들을 이끌었다.
 
대표적으로 서울 홍대에서 열리던 한국실험예술제가 제주로 터전을 옮겨, 올해 제주국제실험예술제가 개최되기도 했다.
 
또 원도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한해였다.
 
제주시의 경우 제주시청부터 탑동에 이르는 구간을 중심으로 예술인들이 다양한 문화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특히 삼도2동은 '빈집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11개의 예술단체가 입주, 동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서귀포에는 작가의 산책길, 예술의 섬(유토피아로)이 조성된 후, 도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 국제실험예술제
정책도 이를 뒤따르고 있다.
 
최근 제주 이주민과 지역주민 간의 상생을 지원하는 '정착주민지원위원회'가 출범, 이주민 흡수를 위한 다양한 정책 생산이 기대되고 있다.
 
제주도는 내년 원도심 활성화 사업의 투자규모를 76억5000만원으로 확대,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후속조치 부재, 행정과의 미숙한 호흡 등이 산업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 사업은 추진되고 있으나 이와 관련한 △근현대 건축 유산에 대한 기준 부재 △소외되는 지역주민 등에 대한 문제는 해결이 안되고 있다.
 
또 이주 신드롬과 함께 무분별한 자본이 유입돼 향락도시화가 우려되고 있으며, 이를 경계할 수 있는 정책도 미미하다.
 
분명한 것은 이러한 신드롬은 '문화가 경쟁력'이라는 공식을 입증했다. 
 
유명 예술인들이 제주로, 도심으로 터를 옮긴 후, 제주가 문화의 대안도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러한 신드롬에 발맞춰 경쟁력을 확보, 활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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