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30만 운집…일출 보며 '소원 성취' 기원

▲ 1일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산 간절곶에서 2015년 첫 해가 뜨고 있다. 연합뉴스

'푸른 양'의 해인 을미년(乙未年) 첫해가 떠오른 1일 전국의 일출 명소를 찾은 해맞이객들은 두 손 모아 새해 행복을 기원했다. 

독도에서 오전 7시26분 2015년 첫해가 가장 먼저 떴다. 

이어 한반도 육지 가운데 가장 먼저 해를 볼 수 있는 울산 간절곶에서도 희망찬 기운을 품은 해가 모습을 드러났다.

일출 예정 시간인 오전 7시 31분 20초에는 해가 구름에 가려져 수평선 위로 붉은빛만 서서히 퍼졌다.  

그러나 해맞이객들의 기대 속에 등장한 해는 약 2분이 지난 7시 33분께 구름 사이로 빠끔히 수줍은 얼굴을 드러냈다.  

▲ 1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해맞이객들이 을미년 첫 일출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숨죽이고 수평선을 응시하던 13만여 명이 '와' 하고 조용히 탄성을 질렀고,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등 새해 첫 순간을 담는 데 여념이 없었다. 

천안에서 아내와 아들 2명과 승용차를 타고 간절곶을 찾은 김병희(41)씨는 "아들 둘이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고 우리 가족이 화목했으면 좋겠다"고 새해 소망을 말했다. 

간절곶에서는 오전 7시께부터 축하 공연과 소망 풍선 날리기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다. 특별히 마련한 체험 부스에는 지역 특산물을 맛보거나 신년 운세를 보는 사람들로 붐볐다. 

부산 해운대에는 30만 명의 인파가 운집해 새해 시작을 함께했다. 

▲ 1일 새벽 2015년 해맞이 행사가 열린 속초해변에서 새해 소망을 담은 풍선들이 하늘로 날아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일출 시각인 오전 7시 35분을 전후해 축하공연, 창작 연 날리기, 헬기 축하비행, 수영동호회 해맞이 바다수영 등 행사가 잇따랐다.  

광안리 해수욕장에서는 큰 붓으로 새해 소망을 쓰는 퍼포먼스 공연과 양 캐릭터 포토존 체험, 민속놀이 체험, 떡국 5천 명분 나눔 행사도 열렸다. 

서울의 정 동쪽에 있는 강릉 정동진 해변도 힘차게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며 가족의 안녕을 기도하는 해맞이객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20만여 명이 찾은 경포 해변에서는 새해 소망을 소지에 적어 솟대에 매다는 진또배기 소원 빌기 체험과 겨울철 강릉에서 맛볼 수 있는 양미리(까나리) 등 특산물 시식회도 열려 흥겨운 분위기를 더했다.  

해맞이 명소인 경북 포항 호미곶에는 오전 15만여 명이 몰렸다. 

▲ 2015년 새해 첫날인 1일 해돋이 명소인 강원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에서 을미년의 첫해가 붉게 솟아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7시32분을 전후한 일출 시각에 맞춰 대북 공연과 무용 퍼포먼스, 해군 6전단의 축하비행이 펼쳐졌다. 또 포항 KTX 개통을 축하하며 시민·관광객 2천여 명이 대규모 이벤트를 선보여 장관을 연출했다.  

자원봉사 단체가 둘레 10m에 달하는 초대형 가마솥에 1만 명분의 떡국을 끓여 나눠줘 훈훈함을 더했다.  

경기 성남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는 지신밟기를 시작으로 새해 축문 휘호 쓰기, 새해맞이 기원문 낭독, 태평사자놀이 등 문화예술 행사가 열렸다.

고양 행주산성을 찾은 3만여 명의 해맞이객은 주차 광장에 마련된 대형 모닥불을 점화하고 나서 덕양산 정상에 올라 새해소망 기원제를 열었다. 

'2015 을미년 식장산 해맞이 희망나눔 행사'가 열린 대전시 동구 식장산 정상에는 2천여 명의 시민이 함성을 지르고 2천15개 소망풍선을 날리며 새해 힘찬 발걸음을 내디뎠다. 

세종시 주최로 정부세종청사 앞 세종호수공원에서 열린 '2015 을미년 해맞이 행사'에도 1천여 명의 시민이 소망풍선을 날리며 한해의 무사안녕을 기원했다. 

서울 도심 한복판인 남산에는 해가 뜨기 한참 전인 새벽부터 첫 일출을 맞이하려는 인파가 몰렸다.  

오전 6시부터 조기 운행한 남산 케이블카 앞에는 장사진을 이뤘고, 등산로에는 팔각광장으로 올라가려는 시민의 잰 발걸음이 이어졌다.  

마포구 하늘공원도 두꺼운 패딩점퍼와 털모자, 마스크에 담요까지 두르며 중무장한 일출객으로 북적거렸다.  

오전 7시 45분 전후로 옅게 구름이 낀 하늘에 붉은 해가 점점 떠오르자 시민들은 "우와, 우와" 탄성을 내뱉으며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었다.  

망원동에서 가족과 함께 하늘공원에 온 전경미(49.여) 씨는 "3∼4년 만에 해돋이를 보러 왔는데 감회가 새롭다"며 "새해에는 가족들이 건강하고 대학생인 두 딸이 학교를 잘 다녔으면 한다"고 바람을 말했다.  

▲ 2015년 을미년 새해 해돋이를 위해 1일 오전 서울 남산을 찾은 시민들이 새해 소망을 적어 게시 공간에 걸고 있다. 연합뉴스

새해 첫날 산간지역에 대설경보가 내린 제주도에서는 한라산, 성산일출봉 등에서 치르기로 한 해맞이 행사가 잇따라 취소됐다.  

대신 2015년 무사안녕 기원 '일출기원제'가 이날 오전 5시 성산일출봉 광장에 설치한 임시 천막에서 열렸고, 해맞이객은 성산일출봉 인근 광치기 해변과 섭지코지 해변 등에서 구름 사이로 드러난 일출을 바라보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구제역과 AI(조류인플루엔자) 확산 여파로 경기와 충북 일부 지역에서도 해맞이 행사가 축소됐다.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도 이천 장호원읍이 매년 해오던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고, 인근 설성면과 율면 역시 구제역 확산을 우려해 행사를 하지 않았다. 

충북에서는 구제역과 AI가 발생하지 않은 삼년산성, 영동 용두공원, 옥천 마성산, 단양 대성산 등에서 촛불 밝히기, 신년기원제 등 행사가 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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