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림 서귀포의료원장

   
 
     
 
서귀포의료원장에 취임하면서 '공공의료'라는 단어를 접하고 우선 떠올랐던 것은 '무의촌 진료'와 '무료 진료'라는 두 단어였다. 시대가 발전하고 경제생활이 넉넉해지면서 무의촌이라는 말 자체가 없어져서 무료 진료 또한 쉽지 않은 시대가 온 것이다. 취임하고 나서 가파도와 마라도의 도서지역에 무료 진료도 다녀보았고, 그나마 의료 취약 지역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면지역에도 의료 봉사를 다녀왔다. 나름대로 보람도 있고 충분히 의미가 있는 일이었다. 물론 두 가지 다 공공의료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큰 지역을 아우르는 사업적인 개념의 의료다.

아시다시피 사업의 성격을 띠는 대형 공공의료는 수익성이 적어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고 방치되어서 결국에는 오로지 공공의료기관만이 그 역할을 떠안아야 한다. 결국 서귀포 의료원이 노력을 기울여야할 부분은 앞으로 펼쳐나갈 공공의료의 부분이다. 적자 경영을 개선하기 위한 자체적인 노력도 중요하며, 사업규모가 작지 않은 만큼 정부로부터의 지원과 제주도로부터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수적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현재 서귀포의료원이 운영 중인 응급센터는 더러 부족한 점이 있지만 어느 정도 제 역할에 근접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리고 뇌심혈관 센터사업, 24시간 분만 산부인과 사업 그리고 보호자 없는 병동 사업 등은 금년에 바로 실시하게 된다. 무엇보다 서귀포시 지역 주민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하기에 다른 새로운 의료사업을 개발하기 전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켜야할 사업이다. 이 사업들은 모두가 비용은 많이 들어가고 수익은 적게 날 것이라고 예상돼 당장은 마이너스 사업인 셈이다.

전국의 공공병원들도 대개가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 적자 운영이 결코 자랑일 수는 없겠지만 공공적인 면에서의 소위 '착한 적자'가 불가분 공존하고 있어서 어쩌면 다소간의 변명은 될 것으로 여겨진다.

산남지역의 종합병원으로서는 서귀포의료원이 유일하기에 사명감은 더 없이 크다. 더욱이 주변의 혁신도시가 활성화 되고 강정지구의 인구유입이 늘 것으로 예상되어서 장차 늘어나는 의료수요에 대비해 의료원도 점차 대형화, 현대화돼야 한다.

공공의료 사업을 펼치는 데에는 지역 주민의 협조가 절실하며 그에 못지않게 의료원 식구들의 각성과 솔선수범 역시 필요하다. 자신들이 하는 일이 주위에서 칭찬받고 떳떳할 때 직장인으로서 또한 근로자로서 한 없이 자랑스러워지는 것이다.

그동안 서귀포의료원이 지역 주민들에게 만족스럽게 서비스해드리지 못한 점이 있었다면 지면을 빌어 사과드리며, 또한 저희가 잘못하고 있는 점을 과감하게 지적해주신다면 하나하나 고쳐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런 공공의료사업들이 제 자리를 잡아가고 지역 주민들의 만족도가 올라가면 서귀포시는 전국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살기 좋은 지역으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며, 앞으로 의료원 식구들이 하는 일에 더욱 충실하고 지역 사회를 배려할 때 비로소 서귀포 의료원은 산남지역의 자랑스러운 의료 중심으로 우뚝 서게 될 것임을 확신하는 바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