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평가전
난적 사우디 2-0 승
10일 오만과 1차전

▲ 4일 오후 호주 시드니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대비 최종평가전 한국 대 사우디아라비아 경기. 후반 이정협이 팀의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55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축구가 '난적'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책골과 '신데렐라' 이정협(상주)의 A매치 데뷔골을 앞세워 올해 첫 국가대표 평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세계랭킹 69위)은 4일 호주 시드니 파라마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세계랭킹 102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22분 오사마 하우사위의 자책골과 후반 추가 시간 터진 이정협(상주)의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이겼다. 
 
2득점을 기록하며 승리를 했지만 수비불안을 노출한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역대 전적에서 5승7무5패로 균형을 맞췄다.
 
2015 호주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 슈틸리케호는 오는 10일 캔버라에서 오만과 A조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이근호(엘 자이시)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우고 좌우 날개에 손흥민(레버쿠젠)과 조영철(카타르SC)을 배치한 4-2-3-1 전술을 들고 나왔다. 
 
섀도 스트라이커는 구자철(마인츠)이 맡았고, 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한 기성용(스완지시티)을 대신해 '멀티플레이어' 박주호(마인츠)가 한국영(카타르SC)과 중원 조합을 이뤘다. 
 
포백(4-back)은 왼쪽부터 김진수(호펜하임), 장현수(광저우 부리), 김주영(서울),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나선 가운데 골키퍼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맡았다. 
 
한국은 전반 9분 수비수의 불안한 볼처리 때문에 첫 슈팅을 허용하며 다소 불안하게 출발했다. 
 
곧바로 반격에 나선 한국은 전반 10분 박주호의 롱패스가 최전방의 이근호에게 연결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아쉬움을 남겼다.
 
공세의 수위를 끌어올린 한국은 전반 16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김창수의 크로스를 페널티아크 부근에서 구자철이 볼을 흘려주자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손흥민이 강력한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손흥민의 발끝을 떠난 볼은 사우디아라비아의 골키퍼 손끝을 스치면서 크로스바를 강하게 때리고 튀어나왔다. 전반전을 통틀어 가장 완벽한 득점 기회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손흥민은 전반 22분에도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이근호가 가슴 트래핑으로 떨어트린 볼을 왼발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을 향하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전반 27분 오른쪽 측면 역습을 허용한 한국은 나와프 알라비드에게 오버헤드킥을 허용했지만 골키퍼 김진현이 몸을 날려 막는 '슈퍼세이브'를 선보여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국은 전반 30분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 부근에서 얻은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키커로 나섰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득점 없이 전반전을 마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근호, 구자철, 김진수, 김지현을 빼고 남태희(레퀴야), 한교원(전북), 이명주(알 아인), 김승규(울산)를 바꾸는 대대적인 선수 교체로 승부수를 던졌다. 
 
전반에 부진했던 공격진이 대거 바뀐 한국은 조영철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위치를 바꾸고 남태희에게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를 맡긴 가운데 한교원에게는 오른쪽 날개 자리를 줬다. 또 이명주는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고, '멀티플레이어' 박주호는 김진수 대신 왼쪽 풀백으로 이동했다. 
 
선수들이 대거 바뀐 한국은 후반 8분 수비 불안이 이어지며 사우디아라비아에 두 차례 연속 슈팅을 허용하는 등 위기를 맞았지만 수비수들이 몸으로 막아내며 실점을 면했다. 
 
조직력을 추스른 한국은 후반 14분 조영철의 크로스에 이은 남태희의 헤딩 슈팅이 사우디아라비아 골대 오른쪽을 살짝 벗어나며 땅을 쳤다.
 
팽팽한 '영(0)의 행진'은 마침내 후반 22분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책골로 멈춰 섰다. 
 
후반 22분 왼쪽 측면에서 손흥민이 프리킥으로 볼을 골대 앞으로 보냈고, 공격에 가세한 중앙 수비수 장현수가 헤딩으로 연결하려던 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비수 오사마 하우사위의 몸에 볼이 먼저 맞으면서 자책골이 됐다.
 
기다리던 득점을 맛본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7분 조영철 대신 이정협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고,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후반 44분 손흥민의 30m짜리 장거리 프리킥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으며 1-0으로 끝날 것 같던 이날 경기의 피날레는 슈틸리케 감독이 발굴한 젊은 스트라이커 이정협이 담당했다.
 
전후반 90분이 끝나고 후반 추가 시간 3분이 주어진 가운데 마지막 공세에 나선 한국은 경기 종료 1분을 남기고 왼쪽 측면에서 김창수가 내준 크로스를 이정협이 골지역 정면에서 추가골로 만들면서 2-0 승리를 마무리했다.
 
A매치 데뷔전에서 데뷔골까지 맛본 이정협은 슈틸리케호의 '신데렐라'로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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