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예술단 제23회 정기공연 ‘연(緣)과 혼(魂)’ 대본과 음악을 예술단 운영위원들이 맡고 있어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더욱이 공연(30일) 일정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아직까지 음악이 완성되지 않아 공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도립예술단은 지난 8월 말 하반기 정기공연 작품으로 당초 예정했던‘이어도’대신 ‘제주의 새 몸짓 2001-연과 열림(혼)’으로 바꾸고 9월 4일 운영위원회에 심의를 의뢰했다. 이날 운영회의에 올라온 작품 ‘연과 열림’은 1부 ‘연’, 2부 ‘혼의 열림’으로 짜여졌다.

1부 ‘연’은 운영위원인 정모씨의 대본 ‘가짜 신랑, 가짜 신부’을 쓰고, 음악은 또다른 운영위원인 강모씨가 맡고, 2부 ‘혼의 열림’은 도립예술단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로 한 것. ‘가짜신랑 가짜신부’는 제주도문화진흥원이 지난 98년 의뢰해 받아뒀던 대본(대본료 200만원·98년 지급)으로 3년만에 무대화하는 것인데 이번 공연을 위해 조흥동 한국무용협회 이사장이 윤색했다. 음악료 800만원. 윤색료는 100만원.

그런데 운영위는 이날 1부 ‘연’의 대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나 작곡가는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예술단 감독에게 의뢰하고 회의를 끝냈다. 그러나 예술단은 운영위 다음날 당초 예정했던 강씨에게 음악을 구두로 맡겼고, 정식계약은 10월 12일에야 했다.

문화예술계의 한 관계자는 “작품을 바꾸면서까지 운영위원들에게 대본과 음악을 맡긴 이유가 궁금하다. 운영위원들에게는 대본료와 작곡료를 지불하면서 2부 작품에는 작품비가 전혀 책정되지 않은 것 또한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김기원 예술감독은 “문화진흥원 감사에서 대본을 받아놓고 작품화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서 있던 대본을 쓰게 된 것이고, 제주적인 작품에 제주음악인들이 참여해야 좋다는 여론이 있어 음악을 의뢰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