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철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한의사라고 소개를 하면 손목을 떡하니 주면서 "내가 어디가 아픈지 봐주세요"라고 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제법 많다. 그리고 한의원에서는 침과 뜸,  한약으로만 치료를 하는 줄 알고 있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한해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한의학에 대한 소개를 해보려고 한다.

음식의 비유를 통해 생각을 해보자. 우리가 이야기하는 한식이라고 하면 삼국시대 고려 그리고 조선시대에 먹었던 그 재료, 그 요리 방법, 그리고 그 형태 그대로의 음식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밥에, 국에, 김치에, 반찬으로 한 끼를 이루는 지금의 재료와 현재의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음식들을 이야기한다. 반드시 아궁이나 숯불, 옹기 등을 이용해서 만들어야만 한식이라고 고집하지 않는다.

마찬가지이다. 현재를 사는 한의사는 요즈음의 문명의 이기와 현시대의 언어를 사용하면서 진찰하고 진료하는 것이 당연하다. 사극에 나오듯 맥만 짚고 건강을 체크하기 보다는, 청진기로 몸의 소리도 듣고, 필요한 경우에는 인체 내부를 살피는 초음파나 엑스레이, CT, MRI와 같은 진단기기도 활용하고, 대변 소변 혈액의 상태도 검사를 통해 체크하면서 진료에 참고하게 된다.

그리고 치료를 할 때에도 침이나 약탕기에 달이는 한약만이 아니라, 레이저나 미세진동, 전류, 자기 등의 다양한 형태의 자극을 이용한 방법들과 증류, 발효, 알코올추출, 동결건조 등 다양한 추출방식을 이용한 한약, 그리고 한약과 침의 장점을 모두 이용하는 약침, 넓고 약한 자극을 이용하는 테이핑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기존 한의원에 대한 선입관에서 벗어나 건강에 대한 조언과 상담, 그리고 한의학적 관점에서의 다양한 치료를 받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문턱을 낮춰 자주 방문해보자. 건강한 일년을 만드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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