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월동채소 처리난에 '가격하락' 도미노
시장격리 등 불구 상반기까지 파장 불가피

▲ 제주 밭작물이 지난해에 이은 가격 하락세로 재배농가의 농업소득 불안심리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출하중인 도내 양배추 농가.
제주 '밭농업'이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한.중FTA 협상에서 감귤 등 11대 주요품목이 '양허제외 대상'에 포함되며 급한 불은 껐지만 길게는 3년째 이어진 출하난과 가격 하락으로 버틸 힘을 잃고 있다.
 
11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의 '2014년 소비자 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신선채소류 소비자물가지수(가격)는 84.36으로 2013년 101.85에 비해 17.2% 하락했다. 이는 통계청이 198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제주 밭작물도 이들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양배추와 양파가 각각 전년대비 43.4%, 41% 떨어지는 등 40% 이상의 하락률을 기록했는가 하면 당근도 33.7%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월동무를 포함한 무 가격도 대비 25.9%나 내려갔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채소류 중 가장 낙폭이 컸던 배추(-43.9%)를 비롯해 파(-31.1%), 무(-25.9%), 시금치(-24.5%), 양상추(-19.3%), 열무(―14.4%) 등 대부분 채소류 가격이 하락하는 등 동반 약세로 이어졌다.
 
특히 이번의 경우 감귤가격 약세에 월동채소 처리난이 잇따르며 농가 경제에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정부 관측대로라면 올해 주요 채소류 재배 의향면적이 감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지난해에 이은 가격 하락세가 최소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농가 불안을 키우고 있다. 대체작목을 찾지 못한 농가들이 의향조사와 달리 반복적으로 같은 작목을 재배하는 악순환도 가격 상승 기대감을 꺾고 있다. 
 
한 지역조합 관계자는 "예전에는 시장격리.가공수요 확대만으로도 품목별 조절이 가능했다면 올해는 월동채소 중 어느 것 하나 마음 놓을 품목이 없다"며 "시장격리도 일시적일 뿐 보다 적극적인 수급조절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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