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농산물 물밀듯,도내 기반 붕괴우려

중국이 예상대로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함으로써 도내 1차산업에 ‘제2 시련기’가 예고되고 있다. WTO 가입 여파가 당장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해도 장기적으로는 농·수·축산 분야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표현대로 중국의 WTO 가입이 우리에게 있어 도전이자 기회라지만 수출확대로 대변되는 ‘기회’는 주로 공산품에 해당되는 만큼 제주와는 거리가 있고 오히려 중국산 1차산품의 수입확대라는 ‘도전과 시련’이 한 발짝 더 다가서 있다.

특히 1차산업의 비중이 매우 높은 제주도로선 값싼 중국산이 밀려들어오면 자칫 산업 기반이 붕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고 중국산에 대해 취해온 조정관세나 긴급수입제한 조치 등에만 기댈 수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생산량이 제주의 15배나 되는 중국산 감귤은 지금까지 식물방역법상의 병해충 유입 금지 규정 때문에 수입이 금지됐으나 더 이상 규제책만을 고수할 수 없게 됐다.

감자는 비록 검역상 문제로 당분간 수입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나 현재도 수입량이 많은 마늘·양파 등 양념채소류와 당근 등은 더욱 수입이 급증할 전망이다. 중국의 마늘·양파 생산량은 제주의 440배·30배에 이른다.

중국의 WTO 가입 여파는 농산물뿐 아니라 축산물 및 수산물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일본에 이어 제3의 교역대상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전체적인 무역수지 면에선 한국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나 유독 농림축산물은 엄청난 적자를 보고 있다.

중국의 WTO가입은 결론적으로 도내 산업구조의 근간을 흔들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신속한 대비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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