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사면초가' 제주수산업

▲ 제주 어민들이 중국어선 불법조업과 시장개방 등 외부 요인과 경쟁심화와 출어비용 증가 등 내부 요인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서귀포항에 정박중인 어선들. 김지석 기자
어민들 시장개방에 경쟁심화 등 '내우외환'
불법조업 단속 강화 등 조업 안정대책 시급

제주 수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밖으로는 한중 자유무역협정 등 시장개방의 파고와 중국 어선들의 불법조업으로 위협받고 있고 안으로는 타 지역 대형어선과의 경쟁 심화와 비용 증가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어선 어족자원 '싹쓸이'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 어선어업인들의 주 수입원 중 하나인 갈치 어획량은 지난 2005년 2만1667t에서 2014년 1만7440t으로 4227t(19.5%) 줄었다. 또 참조기는 2011년 1만3009t에 달했던 어획량이 지난해 7982t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이처럼 갈치·참조기 어획량이 줄어든 것은 중국 어선들이 동중국해나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내에서 불법조업을 통해 대량으로 남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한중 자유무역협상을 위해 중국 어선들이 우리측 EEZ와 동중국해에서 불법조업을 통한 어획량(2011년 기준)은 463만2000여t에 이른다.

이 가운데 갈치가 34만6800여t, 고등어가 13만6000여t, 참조기가 11만여t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불법조업에 나서는 중국어선들이 흉포화·조직화되면서 단속조차 쉽지 않다.

게다가 한중FTA가 발효될 경우 값싼 중국산 수산물의 수입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면서 제주 어민들의 근심을 깊어지고 있다.

비용증가·경쟁심화 부담

제주 어민들은 국내 타 지역 대형어선과의 경쟁 심화도 고민거리다. 2013년 기준 도내 어선 1982척 가운데 10t급 미만인 소형어선이 1685척으로 전체의 85.5%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영세하다.

반면 제주 연안에서 조업하는 타 지역 대형어선은 저인망 등을 이용하면서 치어까지 어획하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2013년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 개정 당시 제주 어민들은 제주연안 어족자원 고갈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선망어업의 조업금지구역 확대를 요구했지만 반영되지 않아 제주어민들의 반발을 샀다.

또한 출어비용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업용 면세유 가격은 2006년 12월 1드럼(200ℓ) 당 9만260원에서 지난해 12월 14만3510원으로 5만3250원(58.9%) 올랐다. 게다가 선원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아 2~3중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어획 부진과 경영비 상승, 자원고갈, 구인난 등의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출어를 포기하는 상황도 속출하고 있다.

때문에 △일본측 EEZ내 어획할당량 확대 △중국어선 불법조업 단속 강화 △수산자원 회복 △어선감척 사업 지속 추진 △어업인 정책자금 금리 인하 등 제주 어민들의 안정적인 조업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문이다. 강승남 기자

최임규 성산포어선주협회장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내 갈치어획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제주 수산업에 위기가 닥칠 것이다"

최임규 성산포어선주협회장은 "제주 어민들은 수개월동안 조업중단도 감수하면서까지 정부에 힘을 실어줬지만 한일어업협상 결과는 매우 불만족스러운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회장은 "제주어민들이 안정적으로 조업을 하기 위해서는 일본 EEZ내 갈치어획량이 5000~8000t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번 협상에서 확보된 2150t은 1~2개월만 조업하면 모두 소진되는 물량"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측에서 자국의 수산자원을 보호한다는 핑계로 의도적으로 갈치 어획량을 적게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양국이 공동으로 수산자원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실시, 갈치어획량 확대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회장은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저인망 어선 등 어획강도가 높은 업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어선감척 사업을 확대하는 등 우리 해역의 수산자원 관리에 노력해야 한다"며 "수산업도 농업과 같이 식량안보 차원에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