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땅값' 부동산 지형도 바꿨다 (하)

▲ 사진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으로 지난해 1월 152대1이라는 역대 최고 입찰경쟁률을 기록했던 구좌읍월정리 단독주택, 8월 82대 1 경쟁 끝에 낙찰가율 234%로 주인을 찾았던 한림읍 협재리 대지, 최근 131명이 입찰에 나서 감정가의 3.4배에 낙찰된 애월읍 단독주택, 10월 첫 주 전국 최고 응찰자가 몰렸던(50대 1) 구좌읍 종달리 단독주택.
전망좋은 해안도로변 '부르는 게 값' 중산간 매매도 부쩍
경매도 후끈, 한 번 오르면 내리기 힘들어 양극화 우려도
 
최근 지역 부동산 시장에 '변수'가 되는 것은 읍.면 땅값이다. 상승률만 놓고 보면 읍.면 '빈 집'이나 '임야'가 상위권을 차지한다. 전망 좋은 해안도로변은 매물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 된지 오래고, 이제는 중산간까지 그 분위기가 옮겨갔다.
 
웃돈까지…이상 폭등
 
구좌읍 월정리 해안도로 인근 임야는 3~4년 전만 하더라도 30만∼40만원(이하 3.3㎡ 기준)수준이던 것이 최근에는 10배 넘는 400만∼6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알려진 것만 이정도지 개인 거래를 통해 이보다 웃돈을 주고 매입한 사례도 적잖다. 조천읍 와흘.선흘 지역이나 한경면 저지리 등 그동안 지역 내 왕래도 뜸하던 중산간 지역 땅들도 최근 1~2년 새 소유주가 바뀌었다. 한경면 저지리만 하더라도 마을 택지가 3년 전 10만원 대에서 최근 30만원으로 뛰었다. 도로변은 7년 전 20만원 선이던 것이 이제는 100만원을 호가한다. 공시지가는 7만원 수준이다.
 
이들 분위기는 경매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월 구좌읍 월정리 '빈 집'은 무려 152명이 사겠다고 나서며 경매시장 최고 경쟁률을 13년 만에 갈아치웠다. 낙찰가율도 236.64%(감정가 3600만원.낙찰가 8529만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애월읍 단독 주택은 131대 1의 경쟁 끝에 감정가의 3.4배인 1억 2179억원에 낙찰됐다. 앞서 8월에는 협재리 대지가 82대 1 경쟁을 뚫고  끝에 낙찰가율 234%로 주인을 찾았다.
 
대형사업부지 등 품귀
 
서귀포시는 혁신도시 등 대규모 사업 영향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서귀포시 대정읍 지역은 영어교육도시에 이어 최근 제주공항 후보지로 오르내리며 가격이 3~4배 이상 올랐다. 업계의 의견을 종합하면 녹지그룹이 헬스케어타운을 조성하는 동흥동과 토평동 일원이나 신화역사공원이 들어서는 서광리 일원 농지만 최근 몇 년 사이 7~8배 올랐다.
 
'부동산 가격 이상 급등'은 단순한 현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시장 교란.양극화 같은 후유증도 나타나고 있다.
 
이지선 한국은행 제주본부 과장은 "부동산 가격 특성 상 한 번 오르고 나면 다시 내리기 힘들어 이상 폭등 지역들에서의 거품이 지역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주택 가격도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도민, 특히 저소득층의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고 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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