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뛰는 4060] 22. 제주명품 감귤농장 송병기·조선애 부부

▲ 송병기·조선애 부부는 "손톱에 낀 흙이나 거칠어진 손을 보면 이제 반쯤 농사꾼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한 권 기자
제주 정착후 과수원 시작
타이벡 친환경 생산 주력
대표과일 선발 대상 수상
 
"잘커라. 고맙다" 귀농 7년차인 송병기 제주명품 감귤농장 대표(55)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감귤나무와 인사를 나눈다.
 
이른 새벽에 나와 과수원을 돌며 한그루 한그루 매만지다보면 1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나무들은 주인이 매일 오는지, 오지 않는지를 알아요". 감귤나무에게 건네는 칭찬도 모자라 음악을 들려줄 계획까지 세우는 등 '정성'이 남달랐다.
 
고향인 부산에서 20년간 유통업을 해온 송 대표는 아내 조선애씨(46)와 2008년 11월 어머니가 살고 있는 제주에 정착했다.
 
10년 넘게 어머니 소유의 과수원을 남한테 빌려주고 있는 상황에 당초 가졌던 휴식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9년부터 1만2800㎡의 과수원을 맡았지만 농사는 말그대로 '초짜'인데다 귀동냥으로 배운 것도 '1년에 약 두번 치면 된다' '가지치기 잘해라'가 전부였다.
 
처음 2년은 '경험'으로 위안을 삼다 201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농업기술센터의 전문교육을 받아 타이벡 노지감귤 재배에 도전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목초액과 생선액비를 활용해 친환경적으로 감귤을 재배하며 13브릭스 이상의 고품질 감귤생산에 주력한 결과 지난해 11월 2014 대한민국 과일·화훼산업대전 대표과일 선발대회에서 종합대상을 받아 주변인들을 놀라게 했다.
 
아내의 농사 내조도 한몫했다. 타이벡 설치부터 감귤선별까지 남편과 함께 하며 인생2막의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고 있다. 
 
농장체험을 온 관광객이나 전국 각지 5500여명 소비자들의 '맛있다'는 호평은 이들 부부 농사꾼에게 가장 큰 보람이다.
 
송병기·조선애 부부는 "손톱에 낀 흙이나 거칠어진 손을 보면 이제 반쯤 농사꾼이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농사는 들인 정성만큼 결실을 맺듯 인생도 '대충'은 통하지 않는다"고 웃음지었다.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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