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재 농협중앙회 제주본부장

   
 
     
 
최근 2년 연속 농작물 생육여건이 양호해 채소류 생산량은 크게 증가 했고, 이에 따라 풍년의 역설, 즉 '농부의 역설'이 바로 현실로 나타났다.

설상가상으로 조류 독감, 세월호 참사, 경제성장률 둔화 등에 의한 소비 침체로 지난해 초부터 대부분 농산물 가격들이 하락해 유통처리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행정과 농협은 무, 양파, 양배추 등의 농산물에 대해 시장격리를 추진할 수밖에 없었고, 가격지지를 위한 수매 확대 등 유통처리를 위해 동분서주 했다. 이러한 기조는 올해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2014년산 무와 당근의 처리과정에서 비상품의 자발적 격리 등 농업인들의 자구노력을 보면서 제주농업에 희망이 있음을 느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의 생산 및 유통시스템을 재점검해 바람직한 방향의 제주농업 희망시스템을 구축할 필요를 느낀다. 

이를 위해 첫째는 최근 유가하락 등을 감안, 농업 기계화 확대와 농기계 은행사업 활성화로 경영비 절감에 앞장서야 한다.

또  농촌인구 고령화로 농촌인력 중개사업 활성화와 외국인 노동자 농업인력 수용방안 제도화 등으로 농가 인력난을 해소하는 등 생산성 향상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겠다.

둘째는 적정생산 시스템 구축이다. 월동채소 재배신고제 확대 및 이행 의무화, 지역·작물별 유통과 연계한 생산전략 수립 추진, 계약재배사업 확대를 통한 농협의 농산물 유통 점유율 점차 확대이다.

그리고 생산 조직화와 규모화를 위해 공선출하회를 내실화하고 품목별 우수농산물 생산 대표조직으로 육성해야 하겠다.

또한 제주의 작부체계 개선을 위해 맥주보리, 콩 등의 채종포 설치, 우수 종자 공급 등에 앞장서고 보리수매 확대 등 안정적인 양곡사업 활성화 방안도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로 유통시스템 혁신이다. 농협중앙회는 2012년 사업구조 개편 이후 농협 중심의 농산물 유통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전국 5대 권역에 농산물 물류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지역은 2015년 착공을 목표로 부지 매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한 부가가치 확대 및 물류비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소비지 유통 활성화 및 소비확대를 위한 청정 제주농산물 우수성 홍보 및 소비촉진도 전개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22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전국의 농협유통센터와 하나로클럽 1200여곳에서 제주물산전 개최로 월동채소 및 노지감귤, 만감류, 돼지고기 등 특판 행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호응도가 높다는 평이다. 아울러 지역농산물 판매확대를 위한 직거래장터도 확대 운영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농업인이나 기관, 단체의 각각의 노력만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농업인의 고품질 안전농산물 생산과 규격품 출하를 위한 자구노력과 행정의 선택과 집중시스템, 그리고 농협의 강력한 유통활성화 등이 선행될 때 제주농업 희망시스템이 조금씩 구축돼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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