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사이드] 3. 세상 소식 전하는 신문배달원

▲ 신문배달 30년 경력의 베테랑 현덕자씨가 우편함에 신문을 넣고 있다. 한 권 기자
8∼9시간 500부 배달…매일 시간과의 '싸움'
도둑 오인 등에 난감…"제 시간 도착에 최선"
 
신문의 최일선 현장인 신문보급소는 독자들에게 세상 소식을 전하기 위해 모두가 하루를 정리할 시간에 시작된다. 그래서 신문의 하루는 요일을 앞선다.
 
지난 23일 밤 10시 제주시 이도2동에 위치한 일도·아라지국 신문보급소. 잉크 냄새 가득한 1만4000여부의 신문이 새벽 기운과 함께 배달되자 김창섭 지국장과 직원들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삭삭삭' 지방지부터 중앙지까지 전단지나 속지를 끼워 넣는 삽지작업의 소리가 보급소를 가득 채울 무렵 두터운 외투에 마스크, 장갑까지 중무장한 배달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이 시작했다.
 
배달원들은 각자 자신들이 맡은 구역에 따라 부수를 나눠 오토바이에 실었다. 보통 1구역당 100부 정도로 많게는 600부까지 배달한다.
 
새벽 1시 30년 경력의 베테랑 현덕자씨(45·여)를 따라나섰다. 머릿속 지도를 따라 골목 안을 누비며 오토바이를 타고내리고, 집 계단을 오르내리락 반복한 지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새벽 칼바람 앞에 현씨의 얼굴 사이로 땀이 흘러내렸다.
 
오전 7시까지 하루 8~9시간 500부의 신문을 배달하려면 매일매일이 시간과의 싸움이다.
 
특히 하루 4시간 쪽잠을 자다보니 졸음운전으로 가슴 조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신문을 넣다 개한테 물리거나 도둑으로 오인받을 때도 적지 않다. 심지어 배달하는 사이 오토바이를 도난당해 경찰에 신고하는 등 애를 먹기도 한다.
 
현씨는 "아무리 좋은 글이 담겨 있어도 독자들이 보지 않는 신문은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며 "신문배달원의 손을 통해 신문이 완성된다는 마음으로 독자들에게 제 시간에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32년 경력의 최 홍씨(55)는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과 같다"며 "독자들에게 가장 먼저 세상 소식을 전달한다는 사명감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한 권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