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여론조사회사인 테일러 넬슨 소프레스에 의뢰, 지난 3,4일 이틀간 전국의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후보자 가상대결, 선거구도, 대북 포용정책 평가 등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 조사에서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여권의 예상후보자 모두에 대해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현재와 다른 구도로 대선이 치러지기를 기대했다. (오차범위는 ±3.1% 포인트) 다음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의 주요 내용.

▲여야 후보군 가상대결 = 이회창 총재가 민주당 예비주자 각각과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작게는 10.8% 포인트, 많게는 32.7% 포인트 차로 우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총재는 대구.경북에서 상대후보에 따라 61.8%-68.2%, 부산.경남에선 50.3%-59.5%의 압도적 지지를 확보했으나 호남지역에선 11.1%-18.8%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특히 20대 연령층에선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에게 32.1% 대 42.3%로,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에겐 35.8% 대 36.2%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 10.25 재보선에서 추정된 청년층에 대한 취약성을 드러냈다.

여권 선두주자인 이인제 고문의 경우 호남에서 57.3%의 지지를 보여 이 총재(11.1%)를 압도했으나 충청권(34.3% 대 38.2%)을 포함해 다른 지역에선 이 총재에게 모두 열세를 보였다.

이 고문은 그러나 호남지역에서 호남출신인 고 건(高 建) 서울시장(48.7%)이나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39.3%)보다도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여권의 영남후보인 노무현, 김중권(金重權) 상임고문은 대구.경북지역에서 각각8.2%(동일), 부산.경남에서 각각 21.4%, 6.9%의 지지율에 그쳤으나 노 고문은 부산.경남에서 20%선을 넘어섰다.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은 대구.경북에서 12.7%, 부산.경남에서 19.7%의 지지를 확보, 이 총재를 제외한 후보군 가운데 두 영남지역 모두에서 유일하게 두자리수 지지도를 기록했다.

소프레스측은 "이번 조사 결과는 지난 9월25-26일 실시된 조사결과에 비해 여야후보 전체의 지지도 하락과 부동층 증가, 호남지역의 여당후보 지지결집도 약화 등으로 요약된다"고 밝혔다.
특히 "`이회창-이인제" 대결시 8.5%에서 10.8% 포인트로, `이회창-노무현" 대결시 11.2%에서 15.6% 포인트로 벌어지는 등 상대적으로 여권 후보군의 지지도 낙폭이 더 컸다"고 덧붙였다.

▲대선구도 = 차기 대선구도를 놓고 절반 이상(51.7%)의 응답자가 `정계개편이나 신당창당 등을 통해 차기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밝혀 현재와 같은 여야 대결구도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적으론 호남(63.2%)과 서울지역(55.8%) 응답자들이, 연령별로는 20대(57%), 30대(59.3%) 등 청년층이 정계개편과 신당창당의 필요성에 상대적으로 높게 호응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의 여야구도 그대로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적으로 31.6%로 나타난 가운데 유일하게 대구.경북만이 현재의 구도를 선호하는 의견이 39.1%로 구도변화를 바라는 의견(37.3%)을 앞선 것으로 조사됐으며 부산.경남도 현재와 다른 구도로 치러지기를 기대한 의견이 51.4%로 현 구도 존속을 희망하는 의견(33.5%)을 앞질렀다.

연령별로는 50대만 현재의 구도 존속(40.4%)을 바라는 의견이 구도 변화를 원하는 견해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가운데 나머지 연령층에서는 학력.직업.소득별로도 선거구도 변화를 바라는 의견이 더 많았다.

▲대북 포용정책 =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응답자의 53.7%가 `북한의 개혁.개방을 이끌어 내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힌 반면 39.4%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효용성을 인정하는 견해가 절반 넘게 나타난 셈이다.

호남지역(65%)은 물론 대구.경북(54.5%)도 전국 평균치를 웃돌았으며, 서울(52.8%), 인천.경기(52.5%) 등 수도권도 절반 이상이 긍정적으로 답변했으나 부산.경남지역(48%)은 절반을 약간 밑돌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60.8%, 30대 56.1%, 40대 54.2%, 50대 43.9%, 60대 이상 41.1% 등으로 젊을수록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학력이 높을수록, 저소득층보다는 중.고소득층이, 여성보다는 남성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서울=연합뉴스) 조복래 황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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