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석 서귀포경찰서 외사계

   
 
     
 
영화 '국제시장'이 올해 처음으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이슈가 되고 있다.

영화에 대한 정치적인 의견들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현재 외사경찰로 근무하는 필자에게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영화 초반에 부산 시내에서 데이트하는 동남아 계열의 커플이 등장하는데, 그들을 바라보며 교복을 입은 우리나라 학생들이 '저러니 나라의 발전이 없다'라며 비아냥거리며 조롱하다 싸움이 벌어졌을 때 주인공 '덕수'가 그 학생들을 꾸짖는 장면이 나에게는 가장 인상 깊은 장면 중에 하나였다. 영화에서 등장하는 동남아 계열의 커플이 데이트를 하는 것과, 독일로 파견 간 파견광부 '덕수'와 파견 간호사 '영자'가 독일에서 하는 데이트는 전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과거 우리의 아버지 세대들도 돈을 벌기위해 영화에서 나온 독일뿐만 아니라 일본 등 여러 나라로 갔던 시절이 있었다. 그곳에서 현지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 힘든 일을 하며, 고국의 가족들을 위해 헌신 했고,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한국이라는 타국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고생하는 것처럼, 우리 부모세대 또한 '외국인 노동자'가 되어 타국에서 고생한 경험이 있다는 것, 그걸 기억해야하지 않을까.

지금 현재 우리나라에서 더럽고, 힘들고, 위험하다고 우리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바로 우리의 아버지 세대가 외국에서 겪었던 고충이 있을 것이다.

아버지 세대가 타국에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받은 고통을 생각한다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혹은 피부색이 다른 이들에게 차별적인 발언이나, 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한다.

1996년 OECD 회원국이 되어 선진국의 대열에 들어선 대한민국 국민으로써 그에 걸맞게 외국인 노동자들을 우리와 다르지 않다고 인정하고 사회의 일원으로 포용하는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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