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발명품 중에는 시대를 거쳐 진화하는 것들이 많다. 그중 하나로 바퀴를 꼽을 수 있다. 바퀴의 역학적 원리는 미끄럼마찰을 굴림마찰로 변화시켜 물체가 이동할 때 저항을 감소시키는데 있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바퀴를 수레에 많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주 오래 전에는 무거운 물건을 옮길 때 길고 둥근 통나무 여러 개를 바닥에 깔아 바퀴 대신 사용했으며,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만들어진 것이 바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바퀴는 메소포타미아 유적에서 발견된 전차바퀴로, BC 3500년경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바퀴는 통나무를 잘라 둥글게 만든 원판형태를 하고 있다. 이로부터 1000년 후에는 3장의 널빤지 잘라 맞춘 합판바퀴가 등장했다. 바퀴둘레에는 가죽을 못으로 고정시킨 흔적을 볼 수 있으며, BC 2000년경의 전차바퀴에는 구리로 만든 테두리 쇠도 나왔다.

이처럼 바퀴가 진화하면서 바퀴살이 만들어졌다. 합판바퀴는 무거운데다 조종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에 가볍고 속도를 내기 쉬운 바퀴살이 고안된 것이다. 하지만 바퀴살이 있는 바퀴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술적인 진보가 필요했다. 굴대구멍이 뚫린 바퀴통과 바퀴살을 고정시키는 장치 등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바퀴살이 만들어지면서 육상교통은 급속히 발달했다. 바퀴의 재료는 처음 목재로 사용됐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금속이 재료로 사용됐다. 여기에 공기를 넣을 수 있는 고무타이어가 등장하는 등 바퀴의 진화는 계속되고 있다. 바퀴가 진화하는 것처럼 지방자치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를 가리켜 제주지방자치의 양대 수레바퀴라고 말한다. 그동안 도와 의회는 소통과 화합, 때로는 견제와 감시로 지방자치 발전을 견인해왔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양대 수레바퀴가 삐걱거리면서 제주지방자치가 흔들리고 있다. 도와 의회의 예산갈등이 장기화되면서 도민들의 불안감이 깊어가고 있다. 그나마 기대했던 조기추경 협상도 결렬되는 등 도와 의회의 관계는 갈수록 악화되는 실정이다. 도와 의회가 제주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불안한 수레바퀴로는 지방자치 발전과 민생 안정을 기대할 수 없다.  <김경필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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