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욱 제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최근 갑과 을의 논쟁이 뜨겁다. 소위 가진자들의 지나친 우월감이 나은 우리 사회의 숨은 민낯이 온 국민을 분노케 했다. 존엄성이란 가치를 망각한 어리석은 가진 자들의 만행이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를 우리 모두 보았다.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을 했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권위가 높지만 권위을 내세우기보다는 가장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는 분이다. 방한 당시에도, 정치인, 주교 등 고위직 인사가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이들을 먼저 챙겼다.

'고의 권위는 섬김'이라고 말해온 교황은 스스로 소외 받는 자들을 먼저 섬겼고, 그런 교황의 모습은 온 국민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그렇다. 백성을 으뜸이라 칭했던 맹자의 민본사상도, 고통받는 백성을 구하기 위한 이순신의 애민리더십도 결국 가장 낮은 곳을 으뜸이라 여겼던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에 우리 재단도 도민을 섬기는 진실한 마음으로 더 낮은 자세로 일하는 재단이 되고자 한다. 올해 우리 재단은 변화의 시작을 '도민을 섬김'으로 시작하려고 한다. 도민이 있기에 재단이 존재 하므로 '도민중심', '현장중심'의 업무를 지향하고자 한다. 그 첫 걸음으로 친고객 서비스를 위한 '고객지원팀'을 신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생업에 바쁜 1인 기업, 지역적으로 소외된 도서지역에 '찾아가는 현장보증상담실'을 주1회 운영하여 재단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고 원스톱으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정규 업무시간외에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이 위해 '야간예약상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재단 방문이 쉽지 않은 장애인과 노년층 대표자를 위한 '무방문 기한연장' 제도를 시행하여 재단을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자금 연장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고객 중심의 업무프로세스를 개선해나가고 있다.

사실 최근 몇 년간 제주의 경제지표는 5% 내외의 성장으로 장밋빛 청사진이지만, 도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다. 이는 경제적 효과가 골고루 퍼지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재단은 기존 법과 관행의 틀에서 벗어나 변화와 혁신의 자세로 도민들에게 보다 다양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제주만의 색깔을 강조한 제주형 금융지원을 구축하고자 한다.

기업의 성장단계별 경영컨설팅 지원을 통해 창업에서부터 성공에 이르기까지 맞춤형 자금을 지원해 주고, 성공기업의 노하우를 예비기업에 전달해 줄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전국 1%의 경제규모가 보여주는 놀라운 희망의 울림을 우리 재단이 초석이 되어 만들어나가고자 한다.

우리 재단의 변화와 혁신의 원동력은 도민이다. 낡은 고정관념과 서비스 마인드는 벗어던지고, 창의적인 생각과 발상으로 제주다운, 제주만의 경제적 지원책으로 작지만 강한 제주형 중소기업을 육성해나가고자 한다.

혹자는 말한다. 혁신은 파격이라고. 아니다. 적어도 우리에게 혁신은 '도민을 섬기는 것이다. 더 낮은 자세로 더 깊이 도민 속으로 들어가 도민의 소리를 듣는 것, 도민의 마음을 읽는 것, 도민의 원하는 일을 행동하는 것이 혁신이다. 이제, 우리의 혁신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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