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가면 뭔가 특별한 일이 있다?

일년에 몇 번 있는 소방서 견학과 일일 자연학습 여행은 이제 아이들에게 더 이상 새로운 흥미가 될 수 없다. 대신 스스로 배우고 싶은 것을 정하고 공부하고 만들어보는, 아이 중심의 체험형 학습이 인기를 끌고 있다.

도내 일부 유치원 등지에서 실시되고 있는 이른바 ‘테마 프로젝트 접근법’은 타 지역에서 일찌감치 붐을 이뤘던 인성 인지능력향상 학습법. 예전 유치원에서 교사가 학습내용법과 주제를 선택해 일률적으로 아이들에게 주입시켜왔다면 테마 프로젝트 접근법은 교사중심에서 아동중심으로 학습을 이끌어 가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선정 주제도 아이들이 정하기 때문에 매우 일상적이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나뭇잎, 항상 타고 가는 유치원 버스, 집에서 키우는 애완동물, 영화에서 본 공룡 등등. 가벼우면서도 막상 정의를 내리거나 공부를 하기에 만만치 않은 것들이다.

함께 주제를 결정하면 다음은 토론이 시작된다. 책 도서관 TV 비디오 컴퓨터 등 각종 매개를 통해 본 아이들의 여러 가지 상상력이 나오고, 창의적 표현력이 길러지는 과정이다. 주제에 대한 개념파악이 이뤄지게 되면 이에 대한 심화학습의 방법에 대해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머리를 짜낸다. 소집단으로 나눠 이러한 것들이 어떻게 생겼으며, 어떻게 움직이고 이용되는지 매커니즘에 대해 그림을 그리고, 조사하고, 분석하게 된다.

유치원 교사들이 말하는 ‘가장 생동감 있는 시간’이 이때다. 공룡을 닮은 모형을 재활용 컵으로 만들어보거나 밖으로 나가 나뭇잎의 모습에 대해 그림을 그리거나 느낀 점을 적는 아이들의 모습이 매우 진지해지기 때문이다.

이론적 탐색이 끝나면, 전시나 발표회를 통해 그동안의 활동에 대한 느낀 점이나 새롭게 알게 된 것들을 확인하고, 정리하고 나면 도입-진행-마무리 과정으로 나눈 테마 학습법이 모두 끝난다.

테마학습법은 언어, 수학, 역할분담, 미술, 음률 등 각종 영역별 발달이 통합적으로 이뤄지기 위해 완성되는 시간만도 대개 2∼3주가 걸린다. 그러나 이같은 통합적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장점 때문에 미취학아동들, 즉 5∼7세 아동들에게 새로운 대안학습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업정보대 부설 유치원의 윤은미 원감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 지에 대해서 아이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배우기 때문에 배움에 대한 호기심과 문제해결능력, 성취감을 키우는 데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원감은 또 아이들의 단순한 임기위주 공부는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면서 “스스로 선택하게끔 방향만 제시해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