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작가 김수열 시집 「빙의」 출간
거침없는 방언 사용으로 애환 표현

"첨, 할망도 곱곱헌 소리 맙서/저 동펜인 가난 질레 눈이 고득허연/큰 차나 족은 차나 빌빌빌빌/서펜이 가난 질 가운디 땀뿌추럭이/탁 걸러전 누어부런 어떵헐 말이우꽈"

마치 언어유희를 보는 듯한 이 시는 김수열 시인의 신간 「빙의」에 수록된 신작 '폭설'의 한 줄이다. 
 
「빙의」는 시인의 일상 속 이야기를 덤덤한 필체로 담아내 독자들의 마음을 토닥이는 시들이 가득하다. 특히 제주 출신답게 시어로 거침없이 활용된 제주어가 눈에 띈다.
 
시 '마지막 소망'에서는 "게나저나 나 죽을때랑 나냥으로 화장실 출입허당 톡, 허게 죽어사 헐건디 경해사 느네덜이 덜 고생헐 건디, 게메경 해지카"라며 '참여시인'이라는 별명답게 서민적인 애환을 제주어로 표현했다.
 
한창훈 소설가는 "우리는 살고 있는 곳의 산수를 닮는다. 김 시인의 두 눈에는 제주의 푸른 수평선이 들어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정록 시인 역시 제주어 시를 선보인 것에 대해 "설명할 게 없어 멀뚱멀뚱 종 치기만 기다리는데, 눈시울은 젖고 가슴은 먹먹하다"고 표현했다.
 
이번 출간은 1982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하고 시집 「어디에 선들 어떠랴」 「신호등 쓰러진 길 위에서」 등을 펴낸 이후 5번째 시집이다. 
 
김 시인은 시집 「생각을 훔치다」로 실천문학사와 보은문화원에서 공동으로 주최하는 오장환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실천문학사·8000원. 이소진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