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과거사 왜곡 반대 집단성명 주도… "있는 그대로 배워야"
작년말부터 동료들과 논의…"위안부 연구 학자들의 전문가적 단결"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과거사 왜곡 시도에 반대하는 집단성명을 주도한 미국 코네티컷 대학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5일(현지시간) "역사란 편한 대로 취사선택해 필요한 것만 기억하는 게 아니다"라고 밝혔다.  
 
더든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의 서면 및 전화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일본 정부의 미국 역사교과서 수정 압력으로 학술의 자유가 지금 위기에 놓여 있다"고 강조했다.  
 
더든 교수는 "이것은 결코 '일본 때리기'가 아니다"라며 "위안부 문제를 연구하고 저술 활동을 하는 일본과 한국, 필리핀,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학자들과의 전문가적 단결 행위"라고 말했다.  
 
 
미국 컬럼비아 대학을 졸업하고 시카고대학에서 역사학 박사를 취득한 더든 교수는 미국의 대표적 동북아 역사 전문가로, 과거 일본의 리쿄(立敎大學)·게이오(慶應)대학과 한국의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공부한 바 있다.
 
특히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주류 언론에 일본과 동북아문제를 주제로 다양한 기고활동을 벌이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번 집단성명 발표를 추진한 경위를 설명해달라.
 
▲작년 11월 말 일본 외무상이 뉴욕 총영사에게 맥그로힐 출판사를 방문해 아베 정권을 불쾌하게 만드는 두 개의 문단을 삭제할 것을 지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당시 나를 포함한 몇명의 동료들은 우리가 역사학도로서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를 논의하기 위해 올 1월2일 미국역사협회 연례회의에서 모이기로 결정했다. 이것은 '일본 때리기'를 하려는 게 결코 아니다. 위안부 이슈들을 연구하고 저술하는 일본과 한국, 필리핀,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네시아 학자들과의 전문가적 단결 행위다. 
 
--성명에 참여한 학자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올 1월2일 비공식 회의에 참석했던 역사학자들은 미국에 근거를 두고 활약 중인 역사학 전문가들을 모두 망라한다. 전공 분야가 광범위할 뿐만 아니라 조교수에서부터 역사학계에서 최고로 유명한 학자에 이르기까지 지위도 다양하다. 우리는 다른 많은 역사학자로부터도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최종 명단에는 초기부터 의견을 나눠온 사람들의 이름만을 올렸다. 다른 사학자들이 참여하고 싶다면 언제든지 환영이지만 이것은 위안부 문제를 연구하고 저술해온 많은 역사학자의 노력에 대한 존경의 표시이자 단결을 보여주려는 데 목적이 있다.
 
--현시점에서 이 성명이 왜 중요한가.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된 역사적 기술은 일본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사실로서 받아들여져 왔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유로 인해 특별한 역사적 사실과 관련한 저술이나 교습을 변경하려고 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현재 일본 내에서 학술적 자유의 상태가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베 총리가 역사수정주의 사관을 쉽게 바꿀 것 같지 않은데.
 
▲아베 총리는 기억과 역사가 다른 것이라는 점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아베 총리는 오랫동안 검증된 역사를 편의적인 국가의 기억으로 대신하려는 정치인이다. 
 
--이번 성명에는 미국 학자들만 참여했다. 전 세계의 다른 역사학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싶나.  
 
▲학술적 자유가 위기에 놓여 있다. 특정한 정치적 견해는 실제로 일어난 맥락과 다른 역사를 요구한다. 과거의 역사로부터 필요한 곳만 취사선택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기억이 역사를 잡아먹는 것이다. 이번에 성명에 서명한 학자들은 동료들이 타깃이 되거나 공격을 받을 때 이를 바로잡는 게 역사학자들의 책임이라는데 합의했다. 우리는 부자가 되려고 사학자가 된 것이 아니다. 우리는 연구와 저술을 하는 데서 반드시 지켜야 할 기준을 가지고 있다.
 
-- 오는 8월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맞아 아베 총리로부터 어떤 입장표명을 기대하나. 
 
▲미국은 일본이 과거의 침략전쟁과 식민지배를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村山)담화를 반드시 지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 아베 총리의 과거사 관련 발언이 무라야마 담화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고 있기 때문이다.
 
전후 질서는 일본이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을 실효적인 것으로 인정하는 데서 출발하고 있으며 샌프란시스코 조약은 바로 1946년 일본의 전쟁범죄를 재단한 극동국제군사재판의 결과에 기초하고 있다. 과거 일본의 특정한 행위를 범죄라고 규정하는 것은 전후 질서에 있어 중요하다. 만일 이것이 흔들린다면 미국으로서는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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