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원학 제주생태교육연구소장·논설위원

   
 
     
 
요즘 들어 선흘1리와 하례리 마을이 생태관광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을의 자원을 조사하고 활용방안을 연구하고 지역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는 먹을거리 개발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마을이 생태관광의 중심지로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마을은 관광에서 그다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을을 생태관광지로 육성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을 일인데 지역이 중심이 되어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모습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제주의 마을이 품고 있는 최고의 자원은 생태와 지질자원이다. 지역주민들이 협의체를 만들고 스스로 마을해설사가 되어 생태관광의 진정한 주체가 되려는 노력은 본 받을 일이다.

또한 마을의 농산물과 주민들의 따스한 감성이 생태자원과 지질자원에 녹아들면 탐방객들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것이다.

생태 관광이란 사람들이 자연생태계 탐방을 통해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기르고 생태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작은 규모의 교육여행을 일컫는다.

생태관광은 자연생태계에 피해를 주는 대량관광을 배제한 작은 여행지이자 생태보전이 잘 된 지역뿐 아니라 훼손된 지역도 탐방하는 열린 여행이다.

따라서 생태관광은 기존의 자연풍광만을 즐긴다든지 레저성에 치우친 자연관광에 대한 대안 여행일 수도 있다. 생태관광은 동맥경화에 걸린 학교교육을 보완해 주는 교실 밖의 좋은 교육이다. 환경교육에 수동적이기 쉬운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교육이다. 생태관광은 즐거운 환경교육이다.

생태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는 평면적 환경운동에서 벗어나 사람들이 생태현장을 찾아가서 직접 보고 느끼고 또 배운 것을 토대로 생태계를 보전해가는 환경운동이다. 자연계의 거대한 질서 속으로 들어가는 생명체험이며 자연에 대한 감수성을 촉구하고 자연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자율여행이기도 하다.

선흘1리와 하례리 마을에서 시작되는 생태관광의 백년대계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 많은 지혜와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관광의 객체에서 주체로 나서는 일도 만만치 않은 일이며 마을의 오랜 전통과 생태관광이 충돌하는 일도 나타날 수도 있다.

지역주민 간 갈등도 생기기 마련이며 생태관광의 고유한 목적이 다소 훼손될 우려도 갖고 있다.

왜냐하면 생태관광이라는 말이 어렵기도 하지만 마을이 관광 대상지가 된다는 사실이 더욱 낯설기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을의 생태관광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제주도의 생물권보전지역의 활용방안에도 제시했듯이 지역의 농산물과 생산품에 대한 적극적 활용으로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하는 공공의 책무가 이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생태관광은 제주형 마을만들기의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며 6차산업의 진정한 목적이 달성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플랫폼이다.

1000만의 관광객이 찾아와 신공항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치고 관광객은 느는데 삶의 질은 그대로라는 자조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행정적 수치들은 우리를 만족하게 하지만 지역주민들에게는 피부로 체감할 수 없는 것에 불과하다.

동백동산 람사르습지와 지질공원을 품고 있는 선흘1리와 효돈천 생물권보전지역의 중심마을인 하례리가 제주관광의 미래를 예측하게 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선흘1리와 하례리의 생태관광을 계기로 제주관광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구축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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