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SB "사고"추정- 탑승자 260명 전원 사망

승객 246명과 승무원 9명등 255명을 태운 아메리칸항공(AA) 소속 A300 여객기가 12일 미국 뉴욕 존 F.케네디 국제공항을 이륙한 직후 추락,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아메리칸항공 당국은 정규 승객 외에 5명의 어린이가 보호자와 함께 탑승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번 사고의 희생자는 260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미국 정부와 군은 사고직후 경찰과 소방대원, 긴급구조요원 모두에 대해 동원령을 내릴 수 있는 제1급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한편 추락 현장 상공 등 미국 전역에 전투기 편대를 대규모로 발진시켜 놓았다.

뉴욕발 도미니카공화국행 아메리칸항공 소속 587편 항공기는 이날 오전 9시17분(현지시간)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을 이륙한 지 4분 만에 공항에서 8㎞떨어진 뉴욕시 퀸스지역에 추락하면서 화염에 휩싸였다.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이 여객기의 추락으로 탑승자 255명 전원이 숨졌으며 퀸스지역 주민 6명이 실종되고 35명이 다쳤으며 이 일대 가옥 4채가 완전 파괴되고 10여채의 주택이 불에 탔다고 말했다.

당시 집 부엌에서 여객기 추락 장면을 목격한 한 여성은 "갑자기 비행기가 뒷집쪽으로 낮게 날아와 재빨리 몸을 엎드렸다"면서 "거대한 화염이 치솟아 창문 밖으로 뛰어내려 길 건너편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추락 현장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사는 자네트 바라소는 "갑자기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면서 거리로 달려나왔다"면서 "폭격을 받은 줄 알고 나도 아들 2명과 함께 엉엉 울면서 집에서 뛰쳐나갔다"고 말했다.

여객기 추락 직후 긴급 구조요원들은 사고 현장으로 달려와 비행기 파편 더미 등에서 지금까지 모두 161구의 시신을 발견했으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희생자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

미국 수사당국은 추락 원인과 관련, 테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으나 추락비행기 조종사가 추락 직전 연료를 버린 점 등으로 미뤄 사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확한 추락 원인 규명작업에 나서고 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조종석과 관제탑 사이에 특별한 교신이 없었으며 항공기 폭파 협박도 접수된 것이 없었다고 밝혔으며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여객기 추락은 사고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조지 파타키 뉴욕 주지사는 추락 여객기의 조종사가 추락 직전 연료를 자메이카만 상공에 버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비행기에 기술적으로 중대한 결함이 있었다는 것을 나타낼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리 치아보 전 교통부 조사관도 A300기가 추락하기 직전 엔진이 떨어져 나왔다는 목격자들의 진술이 있었다면서 이 여객기에 사용된 제너럴 일렉트릭(GE)의 CF6엔진은 과거에도 몇번 사고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매리온 블래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추락 A300기의 비행기록장치(블랙박스)를 회수했으며 현재까지 파악된 모든 정보를 종합해 볼 때 뉴욕에서 발생한 이번 A300기의 추락은 사고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여객기의 목적지였던 도미니카공화국의 한국대사관(대사 김주억)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도미니카무역관(관장 양국보)은 사고여객기에 우리 교민이나 투자기업체 직원 등이 탑승했을 가능성을 놓고 사고 직후부터 수소문했으나 지금까지 한국인 탑승자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KOTRA의 양 관장은 "다행히 오늘 산토도밍고에 도착할 예정이던 교민이나 투자업체의 미국 출장자들이 각자의 사정으로 내일 또는 그 이후에 오거나 다른 비행기를 예약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뉴욕.멕시코시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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