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명의 승객과 승무원이 탄 아메리칸항공 소속 587편 에어버스 300 여객기가 케네디공항에서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추락한 뉴욕 퀸즈의 록웨이 비치 지구는 즉각 혼란으로 빠져들었다.

생존 탑승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당국은 여객기 추락 당시 지상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적어도 6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1일 테러공격을 받은 세계무역센터에서 24㎞ 떨어진 곳에 있는 록웨이 비치는 주민 십수명이 사망 또는 실종된 9.11에 이어 발생한 이번 인명피해로 또 한 차례 슬픔에 휩싸였다.

뉴욕 경찰과 연방수사국(FBI)의 조사관들은 가가호호를 방문, 주민들에게 여객기 추락 당시 듣고 본 것을 묻는 한편 현장을 샅샅이 뒤지며 원인 규명의 단서가 될 수도 있는 여객기 파편들을 수습하고 있으나 아직은 이번 사고가 고의적인 파괴공작에 의한 것이라는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일부 목격자들은 여객기가 추락하기 전 폭발음을 들었고, 이어 공중에서 여객기의 엔진 2개 가운데 하나가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추락 현장에서 다섯 블록 떨어진 곳에 사는 주민 제니퍼 라이베러는 자신의 집2층에서 거대한 불덩이를 보았고, 이어 굉음을 들려 창문쪽으로 달려가 보니 거대한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주로 중산층이 거주하는 록웨이 비치 지구는 대서양과 자메이카만(灣) 사이의반도에 위치해, 케네디공항과는 자메이카만을 사이에 두고 있다. 이날 여객기 추락장면은 밖에 나가 휴일(재향군인의 날)을 즐기던 많은 사람들의 카메라에 잡혔다.

소방관 출신인 톰 린치는 자신이 해변을 걷고 있다가 항공기가 오린지 빛을 내면서 폭발하고 곧 이어 록웨이 비치 쪽으로 내리 꽂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여객기 추락 후, 록웨이 비치 지구의 2개 학교에는 부상자를 위한 구급센터가차려졌고, 부서진 여객기 잔해 사이에서 발견된 시신들은 일단 비치 스트리트에 가지런히 놓였다.

이 지구에 있는 건물 가운데 여객기 추락으로 화재가 발생한 곳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으나 한 목격자는 여객기 동체 때문에 많은 주택이 파손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불을 끄기 위해 소화기를 들거나 정원의 물뿌리개 호스를잡고 거리로 쏟아져나왔다.이재민들은 한 호텔로 옮겨졌다.

2개월여만에 다시 닥쳐온 위기를 처리하느라 분주한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은 "시민들이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또 한 차례 시험을 당하고 있을뿐이다. 우리는 이번 시험을 통과할 것이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여객기 추락 당시 세탁을 하거나 TV를 보거나 애견을 데리고 해변을걷고 있었다.

정원사인 카마인 캐슬라노는 트럭을 운전하고 한 주유소를 향해 가던 중 여객기의 엔진 가운데 하나가 바로 자신의 1~2m 앞에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바로 한 블록 떨어진 곳에서는 동체에서 나는 연기가 60m 높이까지 치솟고 있었다.

이날 비번이었으나 비상사태로 출동한 소방관 빈센트 플라버는 오전 9시45분(현지시간)께 현장에 도착했을 때 십 수채의 주택에 불이 붙어 있었다면서, 한 2층 주택에는 여객기 조각들이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추락 당시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동료들과 지하공을 뚫고 있던 건설 근로자인 안토니오 빌레라는 "비행기 꼬리 쪽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염과, 한쪽 날개 부분이 엔진과 함께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뉴욕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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