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소득 3분위 경상조세 지출 19% 늘어…5분위는 3% 증가

▲ '13월의 세금폭탄' 논란과 관련해 한국납세자연맹이 '근로소득자 증세 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한 가운데,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한국납세자연맹 사무실에서 한 상근 직원이 세수추계 검증작업을 하고 있다

소득 중간층이 지출한 세금 증가율이 고소득층의 6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산층의 세금 부담은 다른 소득 계층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
 
16일 통계청의 '2014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소득 분위별로 따졌을 때 중간층(40∼60%)인 3분위 가계의 지난해 월평균 경상조세 지출액은 8만3천385원이었다. 2013년의 7만187원보다 18.8% 증가했다.
 
반면, 소득이 상위 20%인 5분위 가계의 경상조세 지출액은 지난해 월평균 38만332원으로 전년(36만9천123원)보다 3.0% 늘었다.
 
소득 3분위의 세금 지출액 증가율은 5분위의 6.3배에 달한다.
 
경상조세는 근로소득세, 재산세, 사업소득세 등 가계에 부과되는 직접세를 의미한다.  
 
3분위와 함께 중산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4분위(60∼80%)의 세금 지출액 증가율은7.4%로 고소득층인 5분위의 2.5배다.
 
5분위의 세금 지출액 증가율은 중산층은 물론 저소득층보다도 낮았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계의 지난해 월평균 경상조세 지출액은 2만4천793원으로 전년보다 3.1% 늘었다. 2분위(20∼40%)는 4.4% 증가했다.
 
작년뿐 아니라 2013년에도 고소득층의 세금 지출액 증가율은 다른 소득 계층보다 크게 낮았다.  
 
2013년 5분위 가계의 월평균 경상조세 지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0.9%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1분위는 9.7%, 2분위는 5.4% 증가했다. 중산층인 3분위와 4분위의 증가율은 각각 2.7%, 6.3%였다.  
 
이런 추세가 계속해서 이어졌던 것은 아니다.
 
2012년만 해도 고소득층의 세금 증가율이 다른 계층보다 높았다.
 
2012년 경상조세 지출액 증가율은 5분위가 10.5%로 가장 높았고 3분위(10.3%), 1분위(8.6%), 4분위(8.4%), 2분위(6.5%) 순서였다.
 
정부는 세법 개정으로 지난해부터 최고세율(38%)이 적용되는 기준이 소득 3억원 초과에서 1억5천만원 초과로 낮아지고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는 등 고소득층의 세금 부담이 커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연말정산 사태로 불거진 '중산층 세금폭탄' 논란에 대해서는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번 가계동향 통계 결과에 대해서도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가계동향은 8천700가구 정도를 표본으로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연말정산을 마무리해봐야 각 소득 계층별 정확한 세 부담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한 효과로 연소득 7천만원 이상 고소득자의 세부담이 늘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가계의 2013년 가처분소득은 1990년에 비해 4.7배로 늘었지만 주거비와 교육비에 허덕이느라 중산층 삶의 질은 오히려 나빠졌다. 같은 기간 전세보증금은 13배나 올랐고 사교육비는 가처분소득의 10.5%를 차지하는 수준이 됐다.  
 
지난해 3분위와 4분위 가계의 월평균 소득 증가율(전년 대비)은 각각 3.6%, 2.9%로 세금 부담이 증가한 정도에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5분위 가계의 소득(3.6%)은 세금 지출액보다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조세의 소득 재분배 기능과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잘 살펴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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