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2002 월드컵조직위원장은 13일 "월드컵열기를 살려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내년 지방선거를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남 영암군 삼호면 대불대학교에서 `2002년 월드컵 한국개최의 의의와 국가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로 특강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정치권에 이미 지방선거를 연기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지방선거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면서도 `조기 실시"보다는 `연기" 쪽에 비중을 두었다.

정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지방선거를 앞당겨 실시해 새로운 자치단체장이 월드컵을 치르기보다는 지금까지 대회를 준비해온 기존 단체장들에게 맡기는 것이 낫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특히 "한국축구가 16강에 들려면 예선전에서 한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데 마지막 예선경기가 지방선거(6월 13일) 다음날 있어 자칫 선거 때문에 축구 열기가 희석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혼탁선거 등으로 잡음을 빚을 경우 한국에 모인 외국인들의 눈에 우리나라의 이미지를 흐리게 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이어 "개막식 때 일본 천황이 방한하고 폐막식 때는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월드컵 기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가 실시될 예정인데 많은 분들이 출마를 권유하고 있어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영암=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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