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사이드] 7. 생명 나눔 헌혈의 집 제주센터

'단골'부터 '초보'까지 하루 평균 20여명 발길
부적격 판정 안타까움…"헌혈 기쁨에 동참하길"

'생명 나눔'을 실천하는 데 설 연휴 후유증은 없었다. 

21일 오후 제주시 중앙 사거리에 위치한 헌혈의 집 제주센터에는 헌혈로 사랑을 전하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나이가 지긋한 아저씨부터 대학생 연인까지 연령층도 다양한데다 이들 중에는 100회 이상 팔을 걷어부친 헌혈 베테랑도 확인됐다.
 
하루 평균 20명의 사람들이 '피를 보는' 헌혈의 집 제주센터는 2명의 간호사들이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근무하고 있다. 단 한 명의 헌혈자도 놓칠 수 없어 설·추석 명절 등을 제외하고 350일은 문을 연다. 
 
때문에 제주도혈액원 간호사들이 돌아가면서 주말휴일에 나와 비번 간호사들의 빈 자리를 채워준다.

또 개인 자원봉사자들도 안내부터 헌혈자에게 제공되는 기념품 정리까지 부족한 일손을 도우며 든든한 지원군이 돼 준다.

 
헌혈연령을 만 69세로 연장시켜 28년간 491차례 헌혈에 동참했던 김상철씨와 제주에서 처음으로 헌혈 500회를 기록한 진성협씨도 제주센터의 자랑인 '단골 고객'이다.

피를 나누겠다고 결심해 팔을 걷어붙이지만 누구나 원한다고 다 헌혈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헌혈 상담 과정에서 수면부족이나 음주, 약물복용, 피어싱, 질병, 외국여행 등 부적격 사유로 퇴짜 맞고 돌아서서 나가는 이들은 간호사들에게는 가장 큰 안타까움으로 남는다.
 
헌혈의 집에서 채혈된 소중한 혈액은 하루 2차례 수거돼 제주도혈액원을 거쳐 필요한 수혈자에게 제공된다.
 
이은수 센터장은 "구도심 상권 침체로 유동인구가 적다보니 헌혈자들도 줄어들어 걱정이 크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 헌혈의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다"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을 매일 만날 수 있다는 데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설 연휴 오랜만에 만난 친척이나 친구들과 술 한잔 나눌만도 한 데 이날 헌혈자들을 보며 '헌혈은 건강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란 말이 다시한 번 가슴에 와닿았다.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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