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길 농협대학교 경영학과 겸임교수·논설위원

   
 
     
 
다가오는 2016년 미 대통령 선거는 미국 최대 정치 명문가 간 대결로 치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민주당 내 차기 대선 후보로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압도적으로 우세한 국면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반해 공화당 내 차기 대선 후보로는 다수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으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대체적으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런데 젭 부시 전 주지사는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으로서 전국적 지명도가 높기 때문에 여러 후보 중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차기 미 대선은 미국 정치의 최대 명문가 중 하나인 클린턴 가문과 부시 가문의 대결로 귀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 현대 정치의 최대 가문으로는 케네디 가문을 비롯해서 부시 가문, 클린턴 가문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전통적 정치 명문가인 케네디 가문은 조셉 케네디가 갖은 사업 수완을 발휘해서 케네디 가문을 일구어내고 주영 대사로 활동하였으며 그 아들 존 F. 케네디는 제35대 대통령을 역임하였다. 케네디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는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였고 또 다른 동생인 에드워드 케네디도 상원의원을 수행하였다. 더욱이 케네디 대통령의 딸인 캐롤라인 케네디도 현재 주일 대사로 재직하는 등 케네디 가문의 후손들도 적극적인 정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케네디 가문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정치 가문으로서 부시 가문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부시 가문은 전통적으로 텍사스주에서 석유 산업을 배경으로 성장하였는데 프레스콧 부시가 상원의원을 수행하였고 그 아들 조지 H.W. 부시가 제41대 대통령을 역임하였다. 그리고 부시 전 대통령의 장남인 조지 W. 부시는 제43대 대통령으로 재직하였고 차남인 젭 부시도 플로리다 주지사로 활동하였다.

현재까지 미국 정치에서 부자가 대통령이 된 경우는 있었지만 3부자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적은 없었기에 만약 젭 부시 전 주지사가 차기 대선에 당선될 경우 미국 정치사에 새로운 기록을 남기게 된다.

한편 부시 가문의 최대 라이벌로 등장한 정치 가문이 클린턴 가문이다. 클린턴 가문은 부부가 법조계 출신으로 빌 클린턴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재선을 막고 제42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은 국무장관을 역임하였다.

만약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차기 대선에서 선출된다면 미국 정치사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자 부부 대통령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결국 오는 2016년 미 대선은 최대 정치 명문가인 클린턴 가문과 부시 가문의 대결로 압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미국 정치의 구조와 문화가 갈수록 보수화되고 경직되어 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미국 정치의 진정한 민주주의적 발전을 이루는데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 정치는 다양한 계급과 계층이 정치에 참여하고 이들의 복잡한 이해 관계를 효과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다원적 민주주의를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특정 명문가 위주의 정치 구조와 문화가 공고화되면 특정 세력 및 엘리트가 정치를 독점함으로써 다원적 민주주의가 약화될 위험성이 있다.

그러므로 향후 미국 정계에 역량있고 참신한 인물이 많이 등장하여 이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서 특정 명문 가문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것이 미국 정치의 다원적 민주주의를 위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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