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교육문화체육부 김동일 기자

제주대학교가 신축 기숙사를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방식으로 추진하면서 학생 주거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제주대는 최근 3년간 전국 국·공립대 평균 기숙사 수용률을 밑도는 등 기숙사 도입이 시급한 학교다.
 
기숙사에 입주하지 못한 학생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인근 원룸을 알아봐야 하고, 그 마저도 어려운 학생들은 더 많은 비용을 감수하면서 먼 곳에 있는 방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대의 기숙사 도입은 반가운 소식이 분명하다. 문제는 도입 방식에 있다.
 
국립대 기숙사는 국가 재정으로 확충해야 하는 시설임에도 불구, 예산부족을 이유로 민간투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숙사를 준공하고 이를 관리·운영하는 민간사업자의 입장에서는 자본을 투입해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는 곧 학생들의 주거 비용 부담으로 직결될 수 밖에 없다. 기숙사 수용률 제고와 별개로 높은 기숙사비는 등록금 부담하는 학생들에게 이중고로 다가온다.
 
특히 기숙사 운영 목적이 학생들의 주거비용 부담 등을 경감하기 위해 설립·운영되는 시설임을 감안할 때 민간자본이 기숙사를 설립하고 관리·운영하고 있는 것이 옳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교육부가 2017년까지 국립대 BTL 기숙사 확충을 통해 대학생 주거비용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실상 돈이 없으니 민간자본을 통해 '돌려막기'하고 있는 셈이다.
 
학점 고민보다 등록금과 주거비용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청춘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가득하다.
 
'아픈 청춘'들을 위해서라도 제주대는 민자 유치보다 정부 재정지원을 통한 기숙사 설립을 확대하고, 저렴한 기숙사비 책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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