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로 인연 이어온 배우 김혜자·김수미

1980년부터 무려 22년간 안방극장을 찾은 최장수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인연을 쌓은 '국민 엄마' 김혜자(74)와 '일용엄니' 김수미(64)가 요즘 영화와 TV 드라마를 넘나들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전원일기'에서 양촌리 김회장(최불암) 부인으로 인자한 어머니상을 선보이며 '국민 엄마'로 자리매김한 김혜자는 2008년 '엄마가 뿔났다' 이후 7년 만에 지상파 드라마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달 25일부터 방영되는 KBS2 수목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다.
 
김혜자는 드라마에서 부잣집 외아들인 김철희(이순재 분)와 결혼해 연년생 두 딸 현정(도지원)과 현숙(채시라)을 낳았으나 남편의 외도로 평생 외롭게 살아온 강순옥 역을 맡았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남편의 내연녀인 장모란(장미희)에게 시원하게 발길질을 날리는 모습이 전파를 타면서 인터넷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혜자는 '마더'(2009) 이후 5년 만에 출연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에서 애견 '월리'에게 애정을 쏟는 고급레스토랑 '마르셀'의 노부인 역을 맡기도 했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지만 대기업 수직계열화 문제로 상영관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던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잇따른 상영관 확대 요청 속에 지난달 12일 자로 이례적으로 상영관이 늘어났고 현재도 꾸준히 상영 중이다.
 
김혜자는 최근 연합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좋은 영향을 끼치는 영화인데 상영관이 없어서 관객이 영화를 못 본다는 것은 부당하다"며 수직계열화 문제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릴레이 상영회를 연 유명 인사 중에는 김수미도 포함됐다. "천만 관객이 되면 광화문에서 비키니를 입겠다"는 공약을 걸며 영화와 김혜자를 응원한 김수미 역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전원일기'에서 20대부터 60대 할머니 캐릭터를 맡아 온 김수미는 오는 5일 개봉을 앞둔 영화 '헬머니'에서 서바이벌 욕 배틀 오디션의 강력한 우승 후보자인 욕쟁이 할머니 역을 맡았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비롯해 '마파도'(2005), '맨발의 기봉이'(2006) 등을 통해 독보적인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김수미는 때로는 거침없는 욕설로, 때로는 이태원에서 배운 영어 실력으로 보는 사람을 웃고 울린다.
 
이번 영화를 통해 그동안 선보인 욕쟁이의 캐릭터를 뛰어 넘은 김수미는 관객에게 '욕설 종합 선물세트'를 선사하며 답답한 속을 뻥 뚫어 준다.
 
MBC 주말연속극 '전설의 마녀'에서도 김영옥 역을 맡은 그의 존재감은 가히 독보적이다. 마주란(변정수)를 상대로 한 40억 사기극을 위해 일본 재력가로 변신한 김수미는 특유의 코믹 연기로 카메오에 불과했던 역의 비중을 주조연급으로 끌어올리며 시청률 견인에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나이를 잊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김수미의 꿈은 의외로 귀농이다. 그는 최근 '헬머니' 시사회 후 가진 간담회에서 "농사꾼의 딸로 태어나서 그런지 지금도 시골에 가서 초가집에서 농사짓고 싶다"며 "그동안은 여건이 안 됐는데 마지막은 꼭 그렇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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