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산업은 식량의 안정적인 확보뿐 아니라 미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오늘날 종자산업은 식품산업, 바이오에너지 및 제약산업의 소재 등과 연계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농업분야의 반도체 산업'에 비견되고 있다.

제주지역도 종자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육성에 나서고 있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지난 2002년 씨감자 자체 생산필요성에 따라 농산물원장장이 설립되고 제주 감자산업에 일대 혁신을 가져왔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제주에서 개발된 싱싱볼 양파 역시 농가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은 종자산업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그러나 마늘·당근·양배추·브로콜리 등 주요 채소류와 수출품목인 백합 종구에 대한 신품종 육성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백합 종구 자급률은 20%에 불과하며 당근과 양파는 15%에 불과하다. 브로콜리는 전량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를 대표하는 감귤 종자 자급률도 1% 미만에 불과할 정도다. 여태껏 종자 국산화 또는 자립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니 한심스럽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이 종자산업 육성을 위해 2018년까지 129억원을 투입해 골든 씨드사업(Golden Seed Project)등 품종 개발에 나선다고 하니 다행이다. 그러나 종사산업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투자금액은 미흡하기만 하다. 도내 종자산업의 개선을 위해서는 기존 유전자원을 활용한 관행육종방법 대신 유전자 결합 등의 분자육종 기술개발에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투자규모로는 기술개발이 어렵다.

종자 산업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금보다 비싼 종자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투자는 물론 제주도 차원의 투자도 늘려야 한다. 종자산업 육성은 로얄티 부담 해소는 물론 수입개방·기후변화 등 달라진 농업여건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필수산업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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