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성 독립운동 열전<2>최정숙 지사(1902~1977)

소녀결사대 이끌며 항일운동…8개월 옥고
우리나라 첫 여성 교육감 등 커다란 족적
"민족·근대·여성·저항 교집합 실현" 평가

지난 1월 신성학원동문회는 '신성여고 졸업 50주년'을 기념해 뜻 깊은 일을 기획했다. 고 최정숙 교육감 추모사업이다.
 
최정숙 지사(1902~1977)는 고수선 지사에 이어 제주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독립유공자 추서를 받은 인물이다. 항일운동가이자 '애국계몽활동가'로 그의 활약은 제주는 물론 우리나라 여성사에 일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 지사는 제주시 삼도동 출신으로 1907년 제주 최초 여학교인 신성여학교에 수학했다. 고수선 지사 등에 이어 서울 유학을 한 그는 서울 진명여고에 이어 경성관립여고보에서 수학하던 중 3.1만세운동이 일어나자 9명에 이르는 소년결사대를 이끌고 학생 시위를 주도하다 체포돼 8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심심금고(深深禁錮.여성을 비하하는 법과 제도에 얽매인 여성들의 한을 가리키는 말)에 갇힌 여성을 위하여 살리라'는 시를 지어 놓고 늦은 공부에 심혈을 기울였는가 하면 일본 국가를 부르는 부끄러운 졸업장을 받지 않기 위해 졸업식에 참석하기 않은 일화는 최 지사의 삶을 대변한다.
 
이후의 삶은 민족과 근대, 여성, 저항의 교집합을 현실화하는 것으로 점철된다.
 
지역 내 신진엘리트의 대열에서 신진교육을 전파하며 '여수원'과 '명신학교'를 설립했고 37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경성여자의과전문학교에 도전해 극빈환자들의 헌신처인 '정화의원'을 개원, 지역봉사활동에도 힘썼다. 이후 모교였던 신성여학교의 무보수 교장을 자처했고, 신성여고의 초대교장을 역임하는 등 제주여성 계몽활동에 주력했다.
 
이런 그의 노력은 1964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교육감이자 제주도 초대 교육감 선출로 인정받는다. 불꽃 같던 삶을 마감하는 자리는 사회장으로 치러져 제주여성 교육의 선구자로 그의 역할을 확인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