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하며 한국어로 한미동맹 강조…"한국인 성원에 감사"

▲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10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퇴원하기 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는 10일 흉기 피습 후 닷새 만에 퇴원하면서 "한국 국민이 공감하고 성원해준 데 대해 가족과 함께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한국어로는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며 "같이 갑시다"라고 말했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본관 세미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며칠간 (한국인들의) 따뜻함과 넉넉함을 경험했고 어려운 시기에 여러분이 성원해줬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고 한미 관계에 대한 믿음도 굳건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는 "박근혜 대통령이 중동순방 중임에도 전화를 줬고 귀국 뒤 바로 방문을 해줬다"며 "병원을 찾아준 이완구 총리와 김무성·문재인 대표, 한국 정부와 국회의원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현재 몸 상태가 '굉장히 좋다'라고 밝힌 리퍼트 대사는 "사건 자체는 무서웠으나 걷고 이야기하고, 아기를 안아주고 아내를 포옹도 할 수 있다"며 "팔은 재활치료가 필요하지만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복귀와 관련해서는 "가능한 한 한 빨리 복귀하고 싶다"며 "한국과 미국의 관계에 대한 목적과 결의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퍼트 대사는 그러면서 "전임 대사가 그랬듯이 군사적 동반관계와 역동적 경제·정치 문제를 비롯해 양국 국민의 협력 관계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리퍼트 대사는 또 한국어로 "동네 아저씨, 세준이 아빠"라며 "한국인들이 불러주던 대로 나는 앞으로도 동네아저씨이자 세준이 아빠로 남을 것"이라며 웃었다.
 
흉기를 휘두른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 김기종(55·구속)씨에 대해서는 "수사 중이어서 언급을 하기가 어렵다"고 답변을 피했다.
 
정장 차림으로 얼굴 부위 상처에 실밥을 제거한 뒤 밴드를 붙인 채로 기자회견장에 나온 리퍼트 대사는 왼팔의 경우 아직 고정 장치를 하고 있어 다소 불편해보였다.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관련 문서를 잡을 때도 왼팔은 거의 쓰지 않았다.
 
또 애초 대사관 측은 취재진으로부터 질문 6개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리퍼트 대사는 3가지 질문에만 답한 채 기자회견장을 떠나 본관 로비에 대기하던 차량을 타고 곧장 대사관저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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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이동한 리퍼트 대사는 병원에 있던 시민들 사이에서 박수 소리와 함께 '리퍼트 파이팅'이라는 외침이 나오자 웃으며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지난 5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조찬강연장에서 김씨가 휘두른 흉기에 새끼손가락의 찰과상, 약지에 1.5㎝ 크기의 상처, 전완부 안팎 관통상, 오른쪽 얼굴에 자상 등을 입었다. 
 
피습 직후 가장 가까운 강북삼성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응급 치료를 받은 리퍼트 대사는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 유대현 성형외과 교수와 최윤락 정형외과 교수의 집도로 얼굴을 80여 바늘을 꿰맸고 왼쪽 팔 전완부에 신경 접합술을 받았다. 
 
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당분간 대사관저를 매일 방문해 수술 후 회복치료를 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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