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선 서부소방서장

   
 
     
 
봄철은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고 심한 일교차와 돌풍, 황사 등으로 인해 산불 등 화재는 물론, 각종 질환과 안전사고 발생위험이 매우 높은 시기이다.

대개 화재는 겨울에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겨울보다 봄(3~5월)에 39% 정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화재는 3495건으로 이중 임야, 과수원, 도로 등 야외에서 불이 난 경우는 1432건(41%)이다. 이는 주로 농사준비를 위한 환경 및 농경지 정리, 감귤나무 정지가지 소각 등에 의한 것으로 부주의가 화재 원인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또 임야지역 화재는 소방차량 진입이 곤란하고 소방관서와 원거리에 위치해 있어 초기대응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더구나 초기진화에 실패할 경우 대형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 도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 강수량 부족으로 인해 전국이 메말라 있다. 제주지역도 지난 25일 오후 4시를 기해 산간에 건조경보가, 서부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발효됐으며 산불재난국가위기경보도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됐다. 그 어느 때보다 화재가 일어나기 쉬운 조건에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21일 구좌읍에서 불티 비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야초지 660㎡가 불에 탔으며, 지난 16일에는 밭을 개간하면서 잡풀을 소각하다가 야초지로 옮겨 붙어 소나무 및 야초지 2310㎡가 소실되기도 했다.

습도가 낮고 바람이 센 기상조건하에서는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게 되며 일단 발생한 화재는 연소 확대 범위가 크고 인명피해의 위험성도 한층 높아진다.

건조기를 맞아 제주소방은 지난 2월부터 오는 5월15일까지를 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정하고 산림내 사찰 및 문화재 등 특별안전점검, 화재초기 대응능력 향상을 위한 민·관 합동 소방훈련 및 안전교육, 소방차량 이용 취약시기 기동순찰 등 산불예방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 농산부산물 등 야외소각 행위로 인한 화재발생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야외소각 금지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활동과 함께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

도민들은 야외소각시 소방관서에 신고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는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야외소각 행위는 원칙적으로 폐기물관리법에 의해 일체 금지돼 있으며 야외에서 무단 소각할 경우 소방법에 의해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야외에서의 소각은 환경 또는 산림부서 허가가 있어야 하고, 소방관서에는 소각 연기발생에 따른 오인출동 예방을 위해서 별도로 신고를 하도록 돼 있다. 따라서 과수원 폐원 및 간벌목 등은 소각하지 말고 파쇄기를 이용하여 파쇄하고 영농쓰레기 및 생활쓰레기는 지정된 장소에서 분리수거해야 하며, 산불 등 화재 발견시 즉시 119로 신고하고 신속히 초기 진화작업을 시도해야 한다.

최근에는 재선충 소나무 소각을 화재나 산불로 오인하여 신고하는 경우도 많아 신고시 잘 확인해야 한다.

본격적인 행락철을 맞아 가파도 청보리축제와 벚꽃축제, 고사리축제 등 행사가 이어지면서 화재를 비롯한 각종 안전사고 위험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재난안전기관의 역할과 책임이 막중한 시기다. 서부소방서는 지역특성에 맞는 주민맞춤형 생활안전 환경조성과 마을별 안전지킴이 육성 등 자율안전체계 확립으로 도민들의 높아진 기대치에 견주어 신뢰를 줄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봄철 화재예방을 위한 도민 모두의 관심과 주의가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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