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윤 제주관광대학교 호텔경영과 교수·논설위원

   
 
     
 
제주는 이제 싱그러운 봄을 향해 기지개를 펴고 있다. 더 밝고 아름다운 제주가 관광객을 향해 손짓을 시작한 것이다. 물론 계절이 오기 전에 수면 아래에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 노력이 올 한해의 관광 수확으로 결실을 제대로 맺기 위해서는 살펴야 할 것들이 많다.

2014년 관광수확을 계량적으로 표현할 수밖에 없지만 커다란 성과가 있었음을 인정할 것이다. 내도 관광객은 내국인 895만명과 외국인 332만명 등 1227만명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이 가운데에서 주목할 것은 외국인관광객 증가율이다.

2013년 대비 42.6%나 증가했다. 내국인 증가율 5%에 비해 제주의 관광은 외국인관광객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자세히 보면 약 286만명인 중국인관광객이 전년 대비 57.8%의 증가로 외국인관광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중국인관광객들은 제주에서 즐겁고 아름다운 추억과 경험을 쌓고 돌아가고 있을 것이다. 한편 과연 그럴 것인가 하고 반문도 하고 싶다. 분명 행복한 관광을 마치고 돌아가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원하는 관광과는 다르게 일부러 시내와 동 떨어진 외진 곳에 숙소를 정하거나 이들로 하여금 야간관광이나 시내 관광을 차단하는 일부 몰지각한 행위는 없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가. 물론 업계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관광객들의 자유로운 쇼핑과 거리 관광을 차단해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리고 그런 대접을 받고 돌아간 관광객은 제주에 대한 부정적 구전효과와 추천 거부라는 불만족행태 표출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한번 시작된 부정적 기류는 회복하기 어려운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관광은 이미지를 먹고 크기도 하며 한번 생성된 이미지를 바꾸는 것은 너무 어려운 작업임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제주가 딛고 있는 발걸음이 혹여 그 방향이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관광은 제주의 생명줄이다. 우리 스스로가 생명줄을 버리려는 행동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들여다 봐야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행위들은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다시 송객수수료와 송객보증금, 관광의 질과 야간관광, 지역 상권과 임대료에 대한 얘기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외국인관광객의 다변화라는 어려운 화두가 등장할 것이다.

이에 앞서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제대로 접대하고 정상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재방문을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가. 어쩌면 그것이 가장 쉽고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일 수 있다. 우리는 현재의 우리가 제주의 주인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미래 제주의 주인인 후대들에게 손상되지 않은 제주의 관광을 넘겨 주어야할 책임에 대해 명심해야 할 것이다.

각설하고 세계는 물론 우리나라도 경제의 험난한 파고를 예고하고 있지만 우리는 제주에 찾아온 봄기운과 같은 중국인관광객을 적극 확장하고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통해 제주 전체에 경제 온기가 흐르게 해야 한다.

천금같이 주어진 기회를 근시안적 사고와 행동으로 그르치려는 이들에게는 적극적인 단속점검과 계도 그리고 교육 등을 통해 바로 잡아 가야만 한다.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체계적인 관광 관련 행정의 변화도 필요하다. 업계의 관행이라는 미명하에 적당히 눈감고 모른 체하는 구태에서 벗어나 업계의 고민과 현장 상황을 제 때에 파악하고 적극 대처 능력을 보여야 한다. 이는 산·관·학이 함께 노력해야 할 필연적 화두이다. 벌써 일부 시내 호텔에서는 주력 고객층을 중국에서 국내로 전환을 시작했다 한다.

제주관광은 지금 어떠한가. 주변에 꼭 물어보고 싶은 말이다. 진정으로 염려되는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시간에 기대어 흐르고 싶은 것인지 대답해야 한다. 아직 부족하나마 시간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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