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연 제주대학교 생활환경복지학부 교수·논설위원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연령은 39.8세이고, 65세 이상이 12.7%를 차지했다.

통계청은 65세 이상 인구가 2030년엔 24.3%, 2040년엔 32.3%로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4년 OECD의 조사에서도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1.3년으로 지난 5년 간 1.9년 증가했고, OECD 회원국 평균의 증가수준(1.2년)보다 높았다.

또한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6년 20.8%가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제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낮은 연평균 출산율 1.3명의 저출산율과 인구고령화 추세로 인구구조가 소위 종형으로 변모했다.

이렇게 중년과 노년의 세대가 증가하면서, 나이들면서 잘살기, 웰에이징(well-aging)이 부각되고 있다. 웰에이징은 현재를 잘살기, 웰빙(well-being)과 인생 마무리를 잘하기, 웰다잉(well-dying)의 중간과정에서 현명하고, 건강하게, 나이에 맞게 인생을 잘살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웰에이징은 기본적으로 젊음과 건강의 유지와 관계가 있다. 그래서 우리보다 고령화가 빨리 진행된 일본의 경우 식품, 화장품 및 의료 등 다양한 웰에이징 관련 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 우리 나라 역시 마찬가지여서 관련 분야 산업이 증가일로에 있다.

그러나 웰에이징은 신체적인 부분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봉사활동이나 재능기부와 같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웰에이징은 삶에서의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이처럼 한 개인에게 있어서 웰에이징이란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경제적 및 문화적 요인들을 포괄하는 다면적인 측면을 포함한다.

웰에이징에 대해 가장 관심이 많고 의식을 하게 되는 세대는 중년기이다. 사람들은  중년에 들어서면 자신이 더는 젊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꿈을 성취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충격적인 통찰을 한다고 한다.

그런데, 중년기는 '연령증가에 따른 개인차(inter-individual variability)의 증가현상'이 극대화되는 시점이다.

아동기나 노년기에는 생물학적 요인의 힘이 강하게 작용하지만, 중년기에는 사회경제적 지위나 삶의 경험 등과 같은 사회적 요인의 힘이 커지게 된다. 어떤 직장에서 무슨 일을 해왔으며, 가정생활은 어떠한지, 어떤 생애사건을 경험해왔는 지와 같은 사회적 요인에서 개인차가 뚜렷해지면서 중년기 발달이 다양성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웰에이징이 어떤 것이며,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과 실천은 사람마다 다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늘 의식하고 실천할 때 웰에이징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자연에는 사계절이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또 봄. 이 사계절은 늘 그렇듯 변함없이 찾아온다.

인생을 자연의 사계절로 표현하기도 한다. 성장과 열정의 시기인 젊은 시절은 봄과 여름, 인생의 성숙과 마무리의 중년과 노년의 시기는 가을과 겨울로 말이다. 그러나 인생의 사계절은 자연과 달리 다시 오지 않는다. 그 순간이 지나가면 그 뿐, 반복되지 않는다.

3월 말이 되니, 봄 기운이 만연하다. 한 해의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생각하게 하는 이 봄, 스스로에게 묻는 순간을 가져보면 좋겠다. 나는 웰에이징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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