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반토막에도 못 미쳐…"일자리 안 늘린 거나 마찬가지"
정규직 대비 계약직 증가율 4배…'고용의 질'도 악화

작년 한 해 대기업들의 일자리 늘리기가 사실상 '제자리걸음'만 반복했다.
 
지난해 국내 30대 그룹의 고용 증가율이 고작 1.3%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성장률(3.3%)에 턱없이 모자라는 것은 물론 전년도 고용 증가율(1.6%)에도 미치지 못한다.
 
 
게다가 '고용의 질'도 나빴다. 계약직 직원 증가율이 정규직보다 무려 4배나 높았다.
 
그룹별로는 신세계[004170], 현대차[005380], 현대백화점[069960]이 5% 이상의 고용 증가율을 기록해 '톱3'를 형성했다. 대우건설[047040]과 동부는 반대로 고용 감소율이 10%를 넘었다.
 
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도와 비교 가능한 30대 그룹 274개 계열사의 고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2014년 말 기준 전체 직원 수는 102만3천574명으로 전년(101만868명)보다 1만2천706명(1.3%) 늘어나는 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총생산(GDP) 기준 실질 성장률(3.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수준이다. 2013년 고용 증가율(1.6%)보다도 0.3%포인트 낮아졌다.
 
고용형태별로는 정규직이 93만6천230명에서 94만5천810명으로 1.0% 늘어나는 데 머물렀다. 반대로 계약직은 7만4천638명에서 7만7천764명으로 4.2%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규직 직원 비중이 92.6%에서 92.4%로 0.2%포인트 떨어졌다. 계약직은 현장 채용직, 시간제근로자 등이다.
 
30대 그룹 중 지난해 직원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신세계로 파악됐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신세계 계열 9개 기업의 직원 수는 4만877명으로 전년(3만7천642명) 대비 8.6% 증가했다. 신세계푸드[031440]의 직원 수가 신세계에스브이엔 합병과 신규 채용으로 1천700여명이나 늘었고, 이마트[139480]와 에브리데이리테일도 각각 743명(2.7%), 619명(28.3%) 늘렸다.
 
2위는 현대차그룹으로 14만2천764명에서 15만672명으로 5.5% 늘었다. 현대차가 신규채용 등으로 1천800명(2.9%) 이상 증가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은 합병 등 사유로 1천명 넘게 늘었다. 현대캐피탈은 파견직을 계약직으로 직접고용하면서 1천명 이상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이 5.1% 증가로 3위를 차지했다.
 
이어 롯데(3.9%), 한화[000880](3.1%), 포스코[005490](3%)가 3% 넘는 고용 증가율로 4∼6위에 자리했다. 이어 현대중공업[009540](2.8%), 대우조선해양[042660](2.3%), 삼성(1.9%), 에쓰오일(1.7%) 등이 10위권에 들었다.
 
직원 증가율이 지난해 경제성장률을 상회하는 그룹은 신세계·현대차·현대백화점·롯데 등 4곳에 불과했다.
 
대우건설은 6천382명에서 5천543명으로 직원 수가 줄어 감소율(13.1%)이 가장 컸다. 지난해 공시된 직원 수에 해외기능직 등이 제외됐기 때문인데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제조부문 계열사의 구조조정에 나선 동부가 11.3% 감소로 뒤를 이었다. 이어 영풍[000670](-9.6%), KT[030200](-7.4%), 현대(-6.4%), CJ[001040](-5.6%) 등이 5% 이상 고용 규모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동국제강[001230](-3.9%), 코오롱[002020](-3.2%), 대림(-3.0%), OCI[010060](-2.0%), LS[006260](-1.8%), 한진[002320](-1.0%), 두산[000150](-0.9%)도 직원 수를 줄였다.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으로 23만3천797명으로 집계됐다. 이어 현대차(15만672명), LG[003550](12만2천331명), 롯데(6만649명), SK(5만5천387명) 순이었다. 이들 5대 그룹의 직원 수는 30대 그룹 전체의 60.8%를 차지했다.
 
30대 그룹 중 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OCI였다.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는 8개 계열 기업의 직원 5천737명 중 5천626명(98.1%)이 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영풍(97.7%), 효성[004800](97.5%), 미래에셋·대우조선해양(각 97.0%), LG(96.9%) 순으로 정규직 비중이 높았다.
 
대우건설은 계약직 비중이 25.1%로 가장 높았다. KT(22.5%), 대림(20%), 금호아시아나(12.4%), 한화(12.1%), 신세계(11.1%), 롯데(10.5%) 등도 계약직 비중이 10%를 넘었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최근 3년간을 조사해보니 고용 증가율이 1%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실제로 고용을 안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독려를 무색하게 한다"면서 "특히 양질의 일자리인 30대 그룹의 고용이 늘지 않는 건 우려할 만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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