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사람에게 척추질환은 직립보행을 시작하면서 발생한다. 비록 두 손의 자유를 통해 문명을 일구었지만 산업의 발달과 더불어 교통수단은 편리해지고 그만큼 허리는 약해져 왔다. 좌식생활이 보편화가 되었지만 서 있을 때 허리가 받는 힘이 100이라면 앉아 있을 때는 1.5배 증가한다. 하루의 절반 이상을 앉아 있는 학생의 허리는 어른에 비해 약해지는 것은 물론 허리가 무너지기 시작한다. 골반의 틀어짐, 척추의 변형, 어깨와 목의 단축 등이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오장육부도 제 자리에서 벗어나게 되며 혈액순환과 신경계통에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내장기능의 실조, 감정 조절의 어려움, 긴장성 두통 등 스트레스성 질환도 척추가 틀어져 신경이 눌리는 것과 밀접하다.

동의보감에서는 허리를 신의 기능과 연결시킨다. '허리는 신(腎)의 집이다. 허리는 신의 집이므로 허리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으면 앞으로 신이 쇠약해지게 된다. 허리는 신의 상태가 밖으로 드러나는 곳이며, 허리에 의지해서 온몸을 움직이고 구부렸다 폈다 한다.

한의학에서 신(腎)이란 콩팥뿐만 아니라 뇌하수체, 갑상선, 부신 등의 호르몬과 밀접하다. 생체에너지(생명력)를 주관하는 신정(腎精)은 골수를 생성하는 원천이 되어 허리는 신의 집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만성피로나 과도한 성생활, 지나친 스트레스는 신장의 '정(精)'을 소모시켜 허리와 무릎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프리카에는 디스크 환자가 없다」는 책 제목처럼 요통의 예방법의 첫째는 바르게 걷기다. 팔자걸음이 무릎의 변형과 골반의 불균형으로 이어지는 것에 반해, 엄지발가락과 뒤꿈치의 동선이 일직선이 되도록 걷고 팔다리를 흔드는 동작에 맞춰 허리뼈가 연동해야 한다. 또한 호두를 꾸준히 먹으면 요통은 물론 건조한 피부, 변비를 개선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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