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동영상 통해 출마 선언…미국 대권 레이스 본격 점화
첫 일성으로 중산층·가족 강조…첫 행선지는 대선 풍향계 아이오와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AP=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68) 전 미국 국무장관이 12일(현지시간) 2016년 대선 출마를 공식으로 선언했다.
 
2008년 대선에 이어 두 번째 대권 도전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선거캠프 홈페이지인 '뉴캠페인(New campaign) 웹사이트와 쇼셜미디어를 통해 공개한 2분19초짜리 인터넷 동영상에서 "대선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인들이 그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지만, 아직도 상황은 녹록지 않고 윗쪽(가진자들)에만 유리한 실정"이라면서 "평범한 미국인들은 챔피언을 필요로 하고 있고 내가 그 챔피언이 되고 싶다. 그래서 여러분이 현재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살고, 또 (각자의 영역에서) 앞서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모두 가족이 강할 때 미국도 강해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제 내가 여러분의 표를 얻기 위해 길을 나선다"면서 "이제 여러분이 선택할 시간이고, 여러분이 나의 이 여정에 동참해 주길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대선 출마 첫 일성으로 '중산층 경제'와 '가족'을 강조한 것으로, 여기에는 민주당의 지지 기반이자 최대 표밭인 중산층 겨냥한 것이자 자신의 약점인 '부자 이미지', '귀족 이미지'를 불식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클린턴 전 장관의 공식 대선 출정식은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1947년 10월 26일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태어나 미 동부 명문 여대인 웰슬리에 이어 예일대 로스쿨을 나왔으며 법조인, 주지사 및 대통령 부인, 상원의원, 국무장관을 거쳐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에 도전한다.
 
2008년 대선 때 첫 도전을 했으나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금주부터 곧바로 대선 경선 초반 판세를 좌우할 풍향계로 통하는 아이오와 주(州)와 뉴햄프셔 주 등 주요 지역을 돌면서 선거 유세를 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는 클린턴 전 장관이 14일 아이오와 주를 방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이오와 주는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오바마 대통령에게 뼈아픈 패배를 당했던 곳으로, 클린턴 전 장관이 이곳을 첫 유세지로 고른 데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와 주는 역대로 대선이 치러지는 해 1월에 민주·공화 양당이 코커스(당원대회)를 개최해 후보 경선의 첫 포문을 여는 곳으로, 전국적인 대선 표심에 큰 영향을 주는 지역이다.
 
클린턴 전 장관의 선거유세 방식은 지지자를 대규모로 동원해 세를 과시하는 형식보다는, 타운홀 미팅 등 소규모 행사를 통해 자신의 정치철학을 밑바닥까지 스며들게 하는 '로키'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를 통틀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리는 클린턴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2016년 대선 레이스의 막이 공식으로 올랐다.
 
 
공화당에선 테드 크루즈(텍사스),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이 이미 출마를 공식으로 선언한 가운데 마르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이 13일 출사표를 던지며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와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역시 곧 대권 도전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민주당에선 조 바이든 부통령,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 짐 웹 전 버지니아 상원의원, 버니 샌더스 버몬트 상원의원, 링컨 차피 전 로드아일랜드 주지사 등이 후보군에 포함돼 있지만 '힐러리 대세론' 앞에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선전이 본격 점화되면서 여야 간, 또 여야 주자들 간의 공방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당장 공화당과 공화당 소속 주자들은 클린턴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하자마자 재직 중 개인 이메일 사용 논란, '클린턴 재단' 외국 기부금 논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표적 외교실패 사례로 꼽히는 리비아 벵가지 미 영사관 피습 사건 등을 거론하며 '힐러리 때리기'를 본격화하고 나섰다.
 
폴 의원은 이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클린턴 재단'의 외국 기부금 논란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성폭행 피해자 박해 사례를 거론하면서 "여성의 인권을 옹호한다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거래)를 보이콧하라고 촉구해야 하는데도 클린턴 전 장관은 그러기는커녕 오히려 수천만 달러를 받았다. 이는 부적절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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