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제주한라병원장

   
 
     
 
세계화가 되면서 의료에도 국경이 사라지고 있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이제 일선에서 은퇴했거나 조만간 해야 할 나이들이다.

따라서 생활에 여유가 있는 베이비부머들은 코스타리카,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지를 찾아 휴양하며, 질병치료 및 노화방지를 위한 시술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캐나다와 멕시코 등이 메디컬투어 산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아니더라도 건강한 신체, 항노화 그리고 오래 사는 것을 원하는 것이 전세계인의 보편적인 바람이다. 예전에는 돈이 많아도 의료기술이 부족하여 평균수명이 짧았지만 이제 세상은 달라졌고, 세계 각국은 의료관광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뒤늦게 세계 의료관광시장에 뛰어든 우리나라는 급하다. 2020년 외국인환자 1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해마다 다양한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덩달아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 노력도 다양하다.

올해 들어 인천시는 의료관광객 유치 규모를 대폭 확대하기 위해 '인천외국인환자유치브랜드'(One-Hour Medical Service System)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인천을 다녀간 의료관광객수는 약 1만5000명. 올해에는 1만8000명 이상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인천국제공항 환승객, 유람선 관광객 및 주한미군 등을 대상으로 활발한 유치활동에 나섰다.

대전시도 올해 G2G(정부간 거래) 전략과 지역 특화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 해외바이어를 활용한 거점을 확보하면서 네트워크를 확대해 의료관광객 1만명을 유치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올해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환자 3000명을 유치할 경우 진료 수입은 55억8000만원, 관광수입은 113억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0년에 의료관광객 20만명 유치'라는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는 부산시는 올해 국내·외 의료관광산업 인프라 확충 및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체류형 의료관광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메디컬 컴플렉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의료관광특구인 서울 강남구도 성형 및 메디컬 스킨케어 의원이 밀집한 지역특성을 반영한 지역특화 상품 '리본 ReBorn'을 내세우고 외국인환자 유치에 진력하고 있다.

반면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보건복지부가 '해외환자유치 활성화 기반 조성'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지역해외환자유치 선도의료기술 육성사업' 주체선정 공모에서 안타깝게도 탈락했다.

보건복지부가 2010년부터 시작한 이 사업에서 제주특별자치도는 사업시행 첫해만 제외하고 2011년부터 4년 연속 선정되었던 사업이어서 아쉬움이 더욱 크다. 이 사업에 선정된 지자체에는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특화의료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및 마케팅 비용 등이 지원돼 의료관광 기반조성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이같은 점에 비춰볼 때 지금부터라도 제주지역에 외국인 환자유치를 위한 항구적인 전략을 수립, 추진하기 위해 민관이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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