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부분의 여대생들이 성희롱 또는 성폭력을 당한 후 가해자를 기피(23.9%)하거나 성에 대한 혐오감(12.1%)을 갖는 등 대처방법을 몰라(18.8%) 소극적인 대응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대학교 상담·봉사센터 성희롱·성폭력상담실(소장 박태수)은 16일 공과대학 세미나실에서 ‘학내 성희롱·성폭력 실태와 대책’ 세미나를 갖고 이와 같이 발표됐다.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된 내용은 상담·봉사센터가 지난 5월 제주대 여대생 62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다.

도내 여대생들은 성희롱·성폭력 피해 당시 보인 반응으로 ‘불쾌한 표정을 짓는다’가 10.8%였고 ‘그냥 웃어 넘긴다’도 10.7%로 나타나 아직 성희롱에 대한 인식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희롱·성폭력 피해 당시의 상황으로는 ‘마음이 들떠있는 행사(생일파티·학교축제·망년회 등)’가 31.9%였다. 또 성희롱 경험의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는 △주변인의 방치와 무관심(11.6%) △술에 만취되어(8.8%) 순으로 나타났지만 ‘마취제나 수면제 같은 약물이용’에도 1.3%가 응답, 건전한 음주문화 형성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성희롱·성폭력 가해자의 유형도 다양했다. ‘학과 친구나 선·후배’가 32.7%로 가장 많았지만 ‘교수’에 의한 것도 1.6%나 됐고 더욱 심각한 것은 ‘학점에 불이익을 당하는’ 등으로 후유증을 겪은 사례가 1.1%나 됐다.

성에 대한 가치관에는 특이한 점이 발견됐다. ‘여성의 순결은 지켜져야 한다’가 46.9%였고 47.7%가 남성의 순결을 고집했다. 또 이런 가치관은 고학년일수록 상대적으로 낮은 비율을 보여 저학년들의 높은 성 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대학에서 바람직한 성교육 방법으로는 ‘정규 교양과목으로 개설하여 교육해야 한다’가 38.0%였으며 ‘외부 전문가의 초청특강’도 26.3%를 차지, 도내 여대생들은 체계적인 성교육을 받길 원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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