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을 타고 몸 속을 돌아다니다 암 세포만을 골라 죽이는 미니 항암 ‘스마트 폭탄’이 개발돼 시험관 실험과 동물실험에서 성공을 거두었으며 곧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이 시작될 예정이다.

미국 뉴욕에 있는 메모리얼 슬론-케터링 암 센터의 데이비드 셰인버그 박사는 방사성 동위원소 악티늄-225의 원자 하나로 움직이는 방사능 링에 암세포를 죽이는 항체를 부착하는 방법으로 초미니 항암 ‘스마트 폭탄’을 개발했다고 밝히고 이를 인간의 암세포가 주입된 쥐들에 투입한 결과 암세포가 모두 죽고 수명도 엄청나게 연장되었다고 밝혔다.

셰인버그 박사는 미국 국립과학원 학술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이 ‘스마트 폭탄’을 수백만개 혈관에 투입하면 이들이 체내를 순환하면서 공격목표인 암세포를 찾아내게 되며 그 다음에는 직접 암세포안으로 들어가 악티늄 원자가 방출하는 알파분자로 암세포를 죽이게 된다고 말했다.

이 ‘스마트 폭탄’은 쥐 실험에 앞서 실시된 시험관 실험에서 백혈병, 림프종,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세포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고 말하고 내년부터는 암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셰인버그 박사는 이 ‘스마트 폭탄’은 다우 케미컬 회사에서 탄소와 질소를 이용해 제작한 초미니 링의 한복판에 마치 농구공을 훌라후프 테두리 안쪽에 끼우듯 악티늄-225 원자 하나를 넣은 다음 암세포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에 달라붙는 항체 단백질을 부착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셰인버그 박사는 이 폭탄은 아주 작지만 방사능을 방출하기 때문에 ‘나노 발전기’나 다름없다고 밝히고 이 ‘나노 발전기’를 체내에 투입하면 혈관을 타고 돌다가 표적세포에 달라붙은 다음 그 세 포안으로 들어가 알파분자를 방출, 세포를 폭파시키게 된다고 말했다.

악티늄-225는 핵발전소와 핵무기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낮은 단위의 방사능 알파분자를 방출한다.

셰인버그 박사는 이 방사성 동위원소는 원래 가지고 있는 원자 하나가 붕괴과정을 거치면서 3개의 자원자가 만들어지며 이 자원자들도 알파분자를 방출한다고 밝히고 따라서 이 폭탄 하나가 일단 암세포 안으로 들어가면 암세포는 모두 4개의 알파분자로부터 폭격을 받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셰인버그 박사는 문제는 정상세포가 완전히 무사할 수 있느냐라고 말하고 이는 항체가 100% 효과를 발휘하느냐의 여부에 달렸기 때문에 주위에서 구경하고 있던 정상세포 일부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셰인버그 박사는 일단의 쥐들에 인간의 암세포를 주입한 뒤 이중 일부에만 이 ‘스마트 폭탄’을 투입한 결과 이 폭탄이 투입되지 않은 쥐들은 평균 43일만에 죽은 반면 폭탄이 투여된 쥐들은 300일이 넘도록 살았다고 말했다.

300일이 지난 쥐들을 죽여서 해부해 본 결과 암세포들은 하나도 없었다고 셰인버그 박사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휴스턴에 있는 M.D. 앤더슨 암센터의 마이클 로젠블룸 박사는 항체를 이용해 암세포를 공략하는 항암치료법에 있어 획기적인 발전이라고 평가하고 이 방법이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보장은 없지만 임상실험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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