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초당파적 정치적 제스처의 하나로 법무부 청사에 로버트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이름을 붙일 방침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17일 보도했다.

포스트는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부시 대통령은 케네디 전 장관의 76번째 생일인 오는 20일 백악관 인근의 법무부 청사를 로버트 케네디 건물로 헌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헌정식에는 여러 대에 걸친 케네디가(家) 인사들이 참석, 미국 정계에서 쌍벽을 이루는 두 명문인 케네디가와 부시가가 모처럼 얼굴을 마주 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포스트는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동안 케네디 전 장관의 막내 동생인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과 깊은 교분을 맺어 온 것으로 보이며 존 애슈크로프트 법무장관은 9.11 연쇄 테러이후 케네디 전 장관의 이름을 연설에서 자주 인용했다고 포스트는 밝혔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대통령은 텍사스 주지사 시절에도 항상 민주당에 손을 내미는 길을 모색했다"며 "이번 일도 정치를 뛰어 넘어 사람을 존중하는 바로 그 전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케네디 전 장관은 30대 중반이었던 1961년 친형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에 의해 일약 법무장관에 중용됐고 1963년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되자 5년 후인 196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나섰으나 유세 도중 역시 암살범에 의해 희생돼 42세의 젊은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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