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출신 라마시리자나
임신 8개월 '버짜'와 참가
주위 관심에 '용기' 얻어

▲ 제주댁 3년차인 라마시리자나씨(왼쪽)는 임신8개월의 몸으로 남편 양순종씨와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
대지진이 네팔을 강타한 지 벌써 2주일. 가족의 생사를 확인 못해 가슴 조였던 순간은 이제 폐허로 변한 참혹한 현장과 쉽지 않은 복구 작업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변했다. 제주댁 3년차인 라마시리자나씨(30·애월읍)는 10여일 만에 간신히 '밖'으로 나왔다.
 
"나마스테"('내 안의 신이 그대 안의 신에게 인사한다'는 뜻의 네팔 인사)라는 인사에 눈물먼저 글썽이는 라마시리자나씨는 현재 임신 8개월차다. 마라톤 참가는 사실 무리지만 막무가내로 걱정만 하기 보다는 주변의 관심을 확인하고 도움을 구하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첫 아이인 뱃 속의 버짜(아기)가 힘이 됐다.
 
애써 웃음은 지었지만 지난달 25일 낯선 한국어 뉴스 화면에서 네팔이란 단어를 봤을 때는 그만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한 채 일 나간 남편(양순종·42)만 목 놓아 불렀다. 3시간 15분의 시차는 잊고 부부가 돌아가며 가족의 휴대전화 번호를 눌렀다. 간신히 목소리를 확인했지만 이내 전력공급이 끊기면서 간간히 안부를 확인하는데 만족해야만 했다.
 
현장에서 만난 라마시리자나씨는 "제주는 내게 희망을 줬다"고 말했다. 대회 장 곳곳에서 펼쳐진 구호 캠페인을 직접 보고 참가자들과 더불어 희망 메시지를 작성하며 몇 번이고 고마움을 전했다. "우리 버짜는 이런 기운들로 건강하게 태어나 희망을 전하는 좋은 기운이 될 것"이라며 "네팔에 있는 많은 버짜들을 위해 제주도민들이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와 월드비전 제주지부를 중심으로 '네팔돕기'캠페인이 펼쳐져 큰 호응을 얻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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