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장애는 없다]
서귀포경찰서 강창훈 경위 동반해 5㎞완주
자폐 이겨낸 도전 "혼자 뛰는 그 날 기다려"

▲ 첫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자폐성 장애 강성필군(왼쪽)이 파트너 강창훈 경위와 함께 5㎞코스를 달리고 있다.
"좋아요"
 
짧은 외마디 외침이 10일 2015 평화의섬 제주국제마라톤대회장을 가득 채웠다.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잘한다'는 칭찬도 들었다. 계속 움찔거리는 몸짓을 따라가 보니 어깨 죽지에 날개같은 것이 돋은 듯이 보인다.
 
세상을 향한, 그리고 꿈을 향한 첫 도전의 결과다. 세상에서 '카레'와 '달리는 것'을 제일 좋아하는 16살 강상필군(자폐성 장애 1급) 얘기다. 제민일보 지면(4월 30일, 5월 7일자 1면)을 통해 마라톤에 대한 희망이 알려졌지만 훈련 지원 등 현실의 벽에 막히며 다음을 기약해야 했던 상황은 도우미가 나서며 이내 해결됐다. 서귀포경찰서 강창훈 경위가 파트너를 자처하며 이번 대회를 '첫 출전'으로 기록하게 됐다.
 
처음이라 낯설 만도 한데 상필이의 발걸음을 가벼웠다.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음악 소리와 많은 사람들에 놀라 몇 번 몸을 움찔한 것도 잠시. 출발 신호에 맞춰 가볍게 발을 뗐다. 별도로 기록이 남지 않는 5㎞ 도전이었지만 함께 뛴 강 경위가 당황할 만큼 깔끔한 주법을 자랑하며 보란 듯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영화 말아톤의 주인공 초원이가 '백만불짜리 다리'로 '끝내주는'달리기를 한다면 상필군은 '모든 것이 도전'인 현실을 딛고 '희망'을 향해 달렸다.
 
상필군의 어머니는 "상필이에게는 달린다는 것 자체가 힘든 싸움"이라며 "지금까지는 혼자 있는 아이를 걱정했지만 이제부터는 상필이가 혼자 대회에 참가하는 날을 기다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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