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등 잡곡류 이어 깐마늘 등 양념채소류까지
생산량·상품성 관계없이 판로 막혀 처리 못해

최근 바닥을 치고 있는 제주 농심(農心) 배후에는 수입산 농산물의 저가 공세가 있었다. 일부 수입업자들이 이득을 이유로 수입 가격을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면서 시장 법칙까지 흔들면서 농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관세청의 '농산물 관세조사 추징 실적'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0~2014년)간 농산물 수입 가격을 낮춰 신고했다 적발된 품목 중 서리태 등 기타 콩류(420억800만원)와 콩나물콩(110억 8400만원)이 전체 1·2위를 차지했다. 냉동마늘이 2억 9900만원으로 9위, 양파가 2억 6700만원으로 10위권에 포진했다.

콩은 제주 등 국내산 생산비가 상대적으로 높아 가공식품류 중 상당 부분이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있는 상태다. 정부의 수입 콩 가격 인상 검토 이후에는 콩류를 비료로 속여 수입하려던 업자가 적발되는 등 저가 신고의 표적이 되고 있다.

최근에는 신선 깐마늘(가격 대비 수입업체 평균 신고가 64.8%) 등 양념채소류의 저가 신고가 잇따르며 지역 농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제주에는 2013년 마늘과 2014년산 콩 재고가 2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처리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두 품목 모두 가격 경쟁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콩의 경우 2013년산이 상품성 등의 문제로 처리가 여의치 않자 지난해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반사이익 기대감이 높았지만 판로가 막히면서 가격 하락에 재고 처리 문제까지 발생했다.

제주콩협의회 관계자는 "농가들이 느끼는 상실감은 가격 차보다 큰 상황"이라며 "현지 가격 조사 강화 등 지역 농산물을 지원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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