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중심 요금제·선택 요금 할인제 뜨거운 반응
"이통시장, 본연의 경쟁 축 회복됐다는 측면에서 바람직"

한동안 단말기 중심으로 흘러가던 이동통신 시장에서 최근 요금제의 영향력이 부쩍 세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동통신3사의 대리점이나 판매점을 방문하는 고객의 절반 이상은 요금제를 문의하거나 요금제를 바꾸기 위해 발걸음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달 단말기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제의 할인율을 12%에서 20%로 올린데다 이번 달 들어 KT[030200]를 필두로 LG유플러스[032640]가 차례로 최저 3만원대의 요금에 무선 음성과 문자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데이터 중심의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몰라보게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이동통신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최신 단말기 출시에 맞춰 새로 개통하려는 고객들이 손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요즘에는 방문객 열 명 가운데 대여섯은 요금제를 문의하거나 자신의 통신 이용 방식에 맞는 요금제로 바꾸려는 사람"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에 나온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의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6와 G4의 소비자 반응이 기대에 못미치는 상황에서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요금제가 출시된 것이 맞물려 요금제에 대한 반응이 더 뜨거워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요금제에 쏠린 관심은 통계로도 고스란히 입증된다.
 
미래부는 휴대전화를 개통하면서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매월 납부하는 통신요금을 깎아주는 선택 요금 할인제의 할인율을 20%로 상향한 뒤 하루 평균 가입자가 858명에서 1만6천명으로 19배 이상 증가하며 선택 요금 할인제의 총 가입자가 50만명을 넘어섰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KT는 지난 8일 선보인 데이터 선택 요금제에 가입한 사람이 출시 나흘 만에 10만명을 넘어섰다고 지난 12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KT가 2013년 자사 가입자간(망내) 무료 음성통화를 특징으로 하는 '모두다 올레' 요금제를 출시했을 당시 첫 영업일부터 사흘 동안 5만8천명의 가입자가 몰린 것과 비교했을 때에도 반응이 매우 뜨거운 것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 15일 데이터 중심 요금제 13종을 출시한 뒤 고객센터와 전국 매장으로의 전화 문의와 방문이 평시 대비 30% 증가하고 있다며 새로운 요금제의 흥행 성공을 낙관하고 있다.
 
이동통신 업계에서는 이처럼 이동통신 시장에서 단말기가 아닌 요금제로 주도권이 옮겨가고 있는 현상에 주목하며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처음 나온 2000년대 후반부터 몇 년 동안은 최신 단말기가 나올 때마다 선풍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이동통신 시장을 주도했으나 요즘은 새 단말기가 나와도 관심이 시들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쉽고, 메시지가 분명한 요금제가 잇따라 출시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동안은 통신사마다 요금제가 너무 많고 복잡해 고객들이 요금제에 대한 관심과 접근성이 떨어졌으나 최근 들어 비교적 구조와 메시지가 간결한 요금제가 나오면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이동통신 시장이 차분해지면서 그동안 단말기에 밀려 뒷전이던 요금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며 "통신3사가 무분별한 마케팅 경쟁에서 벗어나 본연의 경쟁 도구인 요금제로 승부하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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