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림 서귀포의료원장

길거리를 걷다보면 온통 달콤한 감귤 향기로 정신이 혼미할 지경이다.  
 
또한 싱그러운 초록의 잎사귀를 달고 있는 빨간 장미가 더없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실로 15년 만에 서귀포 의료원이 1억6000만원의 경영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다지 기뻐할 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정부와 제주도로부터 많은 운영비를 보조받았기에 무늬만 흑자인 셈이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지원금을 받아왔었던 일이고 보면, 무시할 수 있는 일도 결코 아니다.
 
그 흑자의 내용을 살펴보면 전년 대비 환자수 14%, 수익 21% 증가로 인한 것이었기에 앞으로의 실적을 더욱 기대토록 하고 있다. 
 
올해 1분기의 경영수익만 해도 지난해와 대비해 월 평균 2억원 정도 늘어났고, 올해 말을 기준으로 예상해 보면 지난해 대비 24억원 정도의 수익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이런 좋은 예상치는 재작년 말 신축 병원으로 이전했고, 고가의 최신 의료시설과 장비가 갖춰졌으며, 실력 있는 의료진이 초빙됐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직원들의 친절도가 많이 향상됐고 무엇보다 환자와 보호자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병원의 방침이 시민들에게 널리 전해진 덕분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 심뇌혈관센터를 개소해 촌각을 다투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환자들을 서귀포 지역 내에서 직접 처리할 수 있게 됐고, 조만간 24시간 분만이 가능한 시설인 24시간 분만 산부인과 병동을 개소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3월에 개설한 포괄간호 병동은 시행 초기라서 아직은 운영이 미숙하고 몇 가지 불편한 점이 발생해 개선하려고 애쓰고 있어, 조만간 본래의 취지대로 저렴한 비용으로 간병인 없이 입원하고 퇴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필자가 부임하면서 노동조합과는 상식이 통하는 선에서 대화를 자주 할 것이라고 다짐한 바가 있었고, 아직은 단체협상에서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조만간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서귀포 의료원 자체를 더욱 사랑해달라는 것이고, 그야말로 하자가 없다고 자부할 수 정도의 좋은 평생직장으로서 각자가 가꿔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직장이건 주변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을 추구한다면 조만간 어려운 일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아직까지는 정부와 제주도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아야 운영가능한 입장이고 보면, 적자를 벗어나는 그날까지는 어느 정도의 고통은 전 직원이 서로 분담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가 이왕에 제공할 서비스라면 환자 및 보호자가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귀포 의료원이 아직은 순수한 의미의 손익분기점을 지나지 못했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몇 년 내에 손익분기점을 통과하고 은행 부채와 장기간 누적된 약·재료대를 상환할 날이 멀지않았음을 믿으며 직원 여러분들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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