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부터 계속 가격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아예 상인들이 물건을 거래하러 오지 않은 적은 없어요”

10년째 양배추 농사를 짓고 있는 김성일씨(70·북제주군 애월읍 신엄리)는 올해 1만2000여㎡의 밭에 양배추를 심어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올해 양배추 농사는 일조량이 많았고, 태풍피해 등 자연재해가 거의 없어 다른 어느해 보다 풍작일 뿐만 아니라 품질도 뛰어나 김씨는 좋은 가격을 기대했었다.

하지만 올해 양배추는 출하초기부터 가격이 계속 폭락돼 가격이 지난해의 3분의 1도 안되고 있고, 밭떼기 거래도 거의 없다며 김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또한 김씨는 생각 같아선 당장 밭을 갈아엎고 싶지만 양배추 농사에 그동안들인 정성에 농약·비료값을 생각하면 갈아엎고 싶어도 못하는 실정이다.

김씨는 “행정당국이 발표하는 재배물량 축소, 산지폐기, 유통처리 확대, 물류비 지원 등 가격폭락 대책은 매년 다른 게 하나도 없다”며 “농정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없이 농작물이 폭락·파동 등이 돼야 그제서야 대책을 발표한다”고 말하며 당국에 불만을 토로했다.

김씨는 “예전처럼 콩·조·보리농사를 지을 수도 없고, 내년부터는 정말 어떤 농사를 해야 될지 모르겠다”며 “농사짓는 것마다 가격하락 등 농산물 파동이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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