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일보-어린이재단 공동기획, 단비] 62. 딸부자 아빠의 바람

▲ 병간호를 하고 있는 아빠를 대신해 갓 태어난 쌍둥이를 할머니가 대신 돌봐주고 있다.
쌍둥이 딸 출산 후 엄마 암투병
일용직 수입 끊겨 병원비 '막막'
 
"딸바보"라는 애칭을 듣고 싶은 마음은 어느 아빠나 마찬가지다. 4명의 딸을 둔 은진이(가명) 아빠의 마음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갑작스레 닥친 어려운 가정형편은 소소한 행복조차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딸부자 소리가 미안한 말이 됐다.
 
딸부자 은진이 아빠에게 행복과 불행이 동시에 찾아왔다. 지난해 쌍둥이 딸 임신 소식과 함께 청천벽력과 같은 아내의 암 판정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은 듯 했다.
 
일찍 부모를 여의어 결혼 후 아이를 많이 낳아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어했던 은진이 엄마도 설암 4기 진단을 받고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오직 뱃 속 아이 걱정에 10개월 동안 치료도 받지 않고 고통을 참아오다 지난해 11월 쌍둥이 딸을 품에 안고서야 서울 종합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항암치료에 들어갔다.
 
암 치료가 시작되면서부터 은진이 아빠 혼자 쌍둥이 자매를 포함해 4명의 딸을 돌보는 상황이라 일용직 노동으로 벌어왔던 수입마저 끊겼다. 계속해서 들어가는 치료비는 물론 쌍둥이 분유·기저귀값에 생활비, 집세 마련까지 힘에 부친 상황이다.
 
정신이 없어 쌍둥이 자매에게 꼭 필요한 예방접종도 시기를 놓친데다 엄마 품이 그리워 매일 울다지쳐 잠이 든 4살 된 둘째 딸을 보고 있으면 은진이 아빠는 가슴이 미어진다.
 
더구나 네 자매가 살고 있는 집은 낡고 오래돼 비만 오면 물이 새는데다 습기가 많아 집안 곳곳에 곰팡이가 피는 등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은진이 아빠는 "아이들에게도, 아이 엄마에게도 너무 미안하다"며 "내가 살아가는 이유인데 지금으로써는 이 상황을 극복할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후원 및 재능기부 문의=753-3703(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
한 권 기자 hk0828@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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